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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국 FTSE 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9% 미끄러진 5965.77로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낙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의 최대치다.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 30지수도 각각 8.39%와 7.94% 주저앉은 4707.91과 1만625.02에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8.45% 폭락한 2959.07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감염자를 양산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가 11.17%나 급락하며 유럽증시의 폭락세를 이끌었다.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관련, “많은 나라에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경고했다.
또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공조체제’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유가가 폭락한 것도 증시 폭락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주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는 지난 6일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추가 감산은 물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기존 감산합의 연장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에 사우디는 4월 인도분 아랍 경질유의 가격을 낮추는 한편, 내달부터 증산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를 다시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는 동시에,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 소식에 브렌트유는 국제원유시장에서 30%나 폭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도 27%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변동 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주요 산유국들이 “유가 폭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유가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