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2월24일~2월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마지막 거래일 보다 8.13%(175.83포인트) 내린 1987.01에 마감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24일(-3.87%)과 전날 3대 뉴욕 지수가 급락한 28일(-3.30%)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장중 1980선까지 후퇴하게 됐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 외 지역 신규 확진자수가 중국을 추월했다. 전세계적인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내수경기 추가 침체 가능성, 완충기제가 마땅찮은 정부 정책환경, 공포심리에 갇혀버린 내부 경기동력 등은 남아 있는 대외 불확실성과 결합해 경기 상황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돼 침체되는 악순환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PMI), 3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등 2월 글로벌 경기지표가 곧 발표된다. ‘코로나19 쇼크’를 가늠할 수 있는 매크로 지표로,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조정이 이뤄진 3월 중순 이후에는 국내외 증시가 다소 안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영향을 수치로 확인하면 추가 조정은 있어도 공포감을 뚜렷이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5일 공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2월 베이지북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요약한 것으로, 오는 3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기대다. 특히 파월 의장이 지난 29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내고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대된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확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일각에선 주요국의 경기 부양책이 긍정적일 것이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유동성을 풀면서 신용경색이 개선됐으나 돈을 푼다고 바이러스(코로나19)가 죽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되도록 빨리 치료제가 나와야 금융 시장의 불안이나 공포가 진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기와 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 증권가는 코로나19 진정 후 반등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한동안 조정장이 이어질 수 있어 분할 매수 구간이란 조언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의미한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연준 스탠스 확인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 고점 통과 조짐이 필요하다”면서 “코스피 2050선 하회 구간에선 매도보다 점진적인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경기 침체 시그널이 없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만약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펀더멘털이 훼손됐다면 그로 인한 경기 둔화를 주가가 다시 반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중순에서 4월 초 정도 바이러스가 잡히면 빠르게 ‘V자’ 형으로 회복될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펀더멘털 후퇴가 일어날 수 있어 위험자산 축소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코스피 시장 주요 이슈로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에서 동시 예비 선거가 진행되는 미국 슈퍼 화요일(3일) △추가 감산 결정 여부가 주목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 (5~6일)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