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스텔바쟉 코스닥 상장…줄잇는 의류업계 IPO, '제2의 휠라’는?

이성웅 기자I 2019.06.11 06:00:00

10일 까스텔바쟉 시작으로 내년까지 의류업계 기업공개 줄이어
''난닝구'' 운영사 엔라인, ''요가복'' 젝시믹스도 상장 추진 중
공모 자금 통해 신사업 및 해외 진출 발판 마련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최병오(왼쪽 세 번째) 패션그룹형지 회장, 백배순(두 번째) 까스텔바쟉 대표가 10일 한국거래소 서울홍보관에서 열린 까스텔바쟉 코스닥 상장기념식에서 까스텔바쟉이 후원하는 골프선수 배선우(첫 번째), 최호성(네 번째) 프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10일 ‘까스텔바쟉’ 상장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의류업체의 기업공개가 이어진다. 최근 내수침체와 패션 시장 역성장의 어려움에 당면한 의류업계가 상장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까스텔바쟉에 이어 온라인쇼핑몰 ‘난닝구’를 운영하는 엔라인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사업 다각화와 해외 판로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이다.

패션그룹형지의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쟉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식을 갖고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날 상장식에 참여한 백배순 까스텔바쟉 대표는 오전 9시 증시 개장과 함께 시작가가 공모가(1만2000원)보다 40% 이상 높은 1만7000원으로 발표되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까스텔바쟉의 공모가는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1만8000원)보다 33% 가량 낮게 책정돼 의류업계 전반에 깔린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던 터였다.

상장 첫날 시장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이날 까스텔바쟉 주가는 한때 시작가 대비 25% 오른 주당 2만1250원까지 갔다가 1만9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종가가 60% 이상 오른 셈이다.

까스텔바쟉은 프랑스 디자이너 쟝 샤를 드 까스텔바쟉이 만든 브랜드로 지난 2016년 패션그룹형지에서 인수했다. 출시 후 3년간 매출이 연평균 65.7%씩 빠르게 늘며 지난해에는 매출 923억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성장을 거듭해 1분기 매출액은 182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가 8.5%, 40.2% 증가했다. 전국 매장 수도 200개를 달성했다.

까스텔바쟉 상장으로 패션그룹형지는 형지I&C, 형지엘리트와 더불어 총 3개의 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까스텔바쟉은 상장 이후 브랜드를 다방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까스텔바쟉이 주력하는 분야는 골프웨어다. 지난달에는 스트리트 캐주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소비자가 신상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C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향후엔 까스텔바쟉 특유의 생생한 색감과 예술적인 무늬 등을 살려 스포츠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키즈, 반려동물 등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까스텔바쟉은 현재 중국과 대만 시장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대만 ‘킹본’과 판권 계약을 체결해 현재 대만 내 매장 5개가 운영 중이다. 또 올해 초 중국 최대 골프용품 온라인 판매업체인 ‘100골프’와도 골프 부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0년엔 중국 캐주얼 의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며, 글로벌 신발 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백 대표는 “공모가가 까스텔바쟉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지 않았는데,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변함없이 신뢰해준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 더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젝시믹스)
까스텔바쟉 이외에 온라인 여성복 쇼핑몰 난닝구 운영사 엔라인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난닝구는 회원수 150만명에 달하는 쇼핑몰이다.

엔라인은 현재 난닝구 외에도 리빙 편집숍 ‘네프호텔’, 인천 소재 부티크 호텔 ‘빠세’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이외에 중국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등 사업다각화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라인은 공모자금을 발판으로 화장품과 침구류 사업 등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는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젝시믹스는 지난해 온라인에서만 일 매출 2억원을 기록하는 등 출시 4년 만에 연매출이 400억원에 달했다.

이렇듯 까스텔바쟉 상장 이후에도 의류업계에 기업공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제 2의 휠라’는 어디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상장한 휠라코리아는 최근 10년간 상장한 의류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상장사로 꼽히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내·외에서 인기 있는 신발과 의류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휠라코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9546억원, 영업이익은 357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1조원에 불과하던 시가 총액은 4조5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장기 불황인 만큼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신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에 투자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인 브랜드들이 대부분 단시간에 고속성장을 기록한 곳들이기 때문에 지속 성장이 가능한 지 브랜드 잠재력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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