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154만5604대를 기록했다. 전년 보다 0.3% 줄었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공세에도 역부족이었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연간 10만대 이하로 고꾸라지며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지난해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는 ‘위기’다. 국내 대표 완성차업체인 현대차마저도 지난해 ‘어닝쇼크’ 실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완성차 업황에 울고 웃는 부품사들은 경영악화를 호소했다.
‘고임금 저효율’ 구조로 한국은 생산기지로서 매력을 잃었다. 미국 제네럴모터스(GM)는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이슈까지 불거져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또 반값 임금으로 1만여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광주형 일자리’ 실험은 노조의 몽니로 막판 협상이 결렬됐다.
국내 완성업체들은 안팎으로 치였다. 안방에서는 수입차가 연간 26만대에 달하는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밖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 경기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개소세 인하 연장에도 내수경기가 부진해 전년 대비 1.0% 감소한 179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성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 출시가 확대되고 수입차 판매 호조가 지속하겠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과 소비심리 악화 등 부정적 요인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신차 투입을 통해 ‘U자형’이나 ‘V자형’으로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신차 흥행 여부에 한국 자동차 산업의 업황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를 760만대로 잡았다. 신차 13종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선 팰리세이드와 텔룰라이드 등 대형 SUV를 선보이고 볼륨 차종인 쏘나타를 내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ix25와 싼타페, K3, KX3 등 전략 차종을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라인업도 확대해 올 하반기 신형 G80과 첫 SUV인 GV80을 내놓는다.
쌍용차는 3종의 신차 출시를 통해 16만대 판매를 달성, 흑자 기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은 픽업트럭인 콜로라도, 대형 SUV인 트래버스 등을 투입해 지난해 부진을 씻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