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코드 인사’ 없다…차기 회장후보 5명 압축 시작

김미경 기자I 2018.06.06 08:36:31

이달부터 20여명 후보군 압축작업 본격화
8월안에 이사회, 임시주총 거쳐 확정
선임 과정서 잡음…‘靑 개입說’ 논란
“선임 절차 준수, 원칙대로 투명하게 진행”
김준식 전 사장 등 전·현직인사 하마평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이 20여 명의 차기 회장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추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왼쪽부터 김준식 전 사장,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박기홍 사장, 구자영 전 부회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권오준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50여일이 지난 가운데 포스코가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은 5일 모처에서 모여 20여명의 사내외 회장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추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포스코(005490) 관계자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최소 2~3차례 만나 후보군 압축 작업을 할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중에는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청와대 개입설 등 온갖 논란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지난달 29일 아침 인천의 한 호텔에서 포스코 전임 회장들이 모였다. (이곳에서 한 참석자가) 장하성 청와대 실장 뜻이라며 특정 인사를 포스코 회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전임 회장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이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도 해명 자료를 통해 “포스코 전·현직 회장들이 따로 만나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권 교체 때마다 포스코 CEO의 불명예 사퇴는 거듭돼왔다. 1981년 포스코 초대회장이 선임된 이후 37년 간 총 8명의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흑연사가 재현되고 있어서다.

포스코는 국가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 선임절차를 엄정히 준수하면서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은 지난달 31일 내부 인사 10여명, 외부 인사 10여명 등 총 20여명으로 구성된 회장 후보 명단 작성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 카운슬은 이 명단을 바탕으로 이달 중순까지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한 뒤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인물은 오는 8월 말 안에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승계 카운슬은 김주현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박병원·정문기·이명우·김신배) 등 사외이사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준식 전 사장 대세론이 강하다. 광주 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초등학교·중학교를 함께 나왔고, 이낙연 국무총리와는 광주제일고 동문이다. 조직 내부에서도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어 기대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내부 인사로는 오인환 철강1부문장과 장인화 철강2부문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오 부문장은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2인자로 꼽혔던 인물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경제 사절단에 포함된 적이 있다. 장 사장은 포스코 신사업관리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을 거쳐 철강 2부문장을 책임지고 있다. 박 사장은 참여정부 당시 포스코 임원으로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외부 인사로는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오영호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구 전 부회장은 1988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5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탁해 SK이노베이션 부회장까지 승진한 인물이다.

정권 교체 때마다 포스코 CEO의 불명예 사태는 거듭되고 있다. 지난 4월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돌연 사임 표명에 따라 역대 CEO 8명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이력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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