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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모금운동·음원발매…경찰 돕는 경찰 이지은 경정

이슬기 기자I 2018.01.08 06:30:00

경찰 모욕 검사에 "조사 응하라" 1인 시위 화제 모아
주취자 폭행 소송으로 빚더미 순경 도우려 모금운동
업무 집행 중 피해 입은 경찰 도우려 음원 발매 나서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천년의 눈빛’ 많은 분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취자를 제압하다 빚더미에 앉은 순경을 위해 모금을 벌였던 경찰이 이번엔 밴드 멤버로 음원을 발매한다. 공무집행 중 사고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찰관을 돕기 위해서다.

이지은 연신내지구대장(사진=연신내지구대)
이지은 연신내지구대장(39·경정)은 튀는(?) 행동으로 유명세를 여러번 치렀다. 경찰에 모욕한 혐의로 고소당한 검사에게 ‘경찰 조사에 응하라’며 대구지검 앞에서 1인시위 벌여 화제를 모은데 이어 최근에는 주취자를 제압하다 상해를 입힌 혐의로 고소당한 박모(34) 순경을 위해 모금운동을 벌여 경찰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씨는 2003년부터 경찰청 등 근무하던 곳에서 직장인 밴드활동을 하며 투병 경찰관·불우이웃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모금콘서트를 열어왔다.

이씨는 “아버지가 IMF 때 사업이 망했는데도 ‘후원은 아직 안끊고 있다’며 통장을 보여주시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나 역시 틈틈이 사회에 내가 받은 것들을 환원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경찰 또한 이씨에는 사회환원 활동의 일환이다. 이씨는 “동네를 수소문 하고 CCTV를 다 뒤져서 치매노인을 찾으면 자녀들이 지구대로 찾아와 울면서 안도한다”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경찰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천년의 눈빛’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드럼을 치고 있는 사람이 이지은 연신내지구대장이다.(사진=‘천년의 눈빛’ 뮤직비디오 캡쳐)
그런 이씨가 올해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이씨가 ‘블루잉크’라는 직장인 밴드에 들어가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2012년이다. 블루잉크 멤버는 총 5명. 이씨는 드럼을 맡고 있다. 보컬과 베이스는 각각 현직 기자가, 기타는 프로 기타리스트가 맡았다.

이들이 음원 발표를 계획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씨가 박 순경을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한 지 두달 쯤 뒤다.

이씨는 “지난해 말 포항에서 과로사한 경찰이 순직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며 “음원을 내서 나온 수익금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경찰들을 위해 쓰자고 멤버들이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천년의 눈빛’이란 곡은 그렇게 탄생했다. 석종대 작곡가가 곡을 쓰고 모 언론사 기자가 편곡과 작사를 맡았다. 뮤직비디오(MV)도 촬영했다. 촬영은 모 종편 방송사 PD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음원은 1~2월 중에 저작권 등록을 거쳐 정식 유통할 예정이지만, MV는 온라인에 먼저 올려놓았다.

이씨는 “MV는 조회수에 따라 광고가 붙어 수익금이 들어오고 음원은 스트리밍 횟수에 따라 수익금이 들어온다”며 “많은 분들이 듣고 봐 주셔서 보다 많은 경찰관들을 도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씨의 올해 목표는 오토바이 운전 배우기이다. 이씨는 “연신내지구대 관할지역은 차가 못 올라갈 만큼 구석지고 좁은 골목길이 많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며 치안 개선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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