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를 제압하다 빚더미에 앉은 순경을 위해 모금을 벌였던 경찰이 이번엔 밴드 멤버로 음원을 발매한다. 공무집행 중 사고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찰관을 돕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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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씨는 2003년부터 경찰청 등 근무하던 곳에서 직장인 밴드활동을 하며 투병 경찰관·불우이웃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모금콘서트를 열어왔다.
이씨는 “아버지가 IMF 때 사업이 망했는데도 ‘후원은 아직 안끊고 있다’며 통장을 보여주시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나 역시 틈틈이 사회에 내가 받은 것들을 환원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경찰 또한 이씨에는 사회환원 활동의 일환이다. 이씨는 “동네를 수소문 하고 CCTV를 다 뒤져서 치매노인을 찾으면 자녀들이 지구대로 찾아와 울면서 안도한다”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경찰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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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음원 발표를 계획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씨가 박 순경을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한 지 두달 쯤 뒤다.
이씨는 “지난해 말 포항에서 과로사한 경찰이 순직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며 “음원을 내서 나온 수익금으로 억울한 일을 당한 경찰들을 위해 쓰자고 멤버들이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천년의 눈빛’이란 곡은 그렇게 탄생했다. 석종대 작곡가가 곡을 쓰고 모 언론사 기자가 편곡과 작사를 맡았다. 뮤직비디오(MV)도 촬영했다. 촬영은 모 종편 방송사 PD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음원은 1~2월 중에 저작권 등록을 거쳐 정식 유통할 예정이지만, MV는 온라인에 먼저 올려놓았다.
이씨는 “MV는 조회수에 따라 광고가 붙어 수익금이 들어오고 음원은 스트리밍 횟수에 따라 수익금이 들어온다”며 “많은 분들이 듣고 봐 주셔서 보다 많은 경찰관들을 도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씨의 올해 목표는 오토바이 운전 배우기이다. 이씨는 “연신내지구대 관할지역은 차가 못 올라갈 만큼 구석지고 좁은 골목길이 많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며 치안 개선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