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즈니스센터를 찾는 창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센터는 월정액을 지불하고 냉난방과 전화, 인터넷, 회의실, 접견실, 카페 등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사무실 외에 다양한 공간과 기기를 공유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1인 창업자를 비롯해 2∼6인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덩달아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사세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1998년 설립된 국내 최대 비즈니스센터 업체인 르호봇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이하 르호봇)의 성장세가 대표적이다. 르호봇은 과거 연간 2∼3개 수준이었던 신설 비즈니스센터 수가 2013년 5개와 2014년 7개, 지난해 10개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 42개 및 해외 3개 등 총 45개 비즈니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입주 기업수는 4000개 이상이다.
르호봇 외에 이든비즈(14)와 메트로비즈니스센터(10), 마이파트너스(10) 등은 10개 이상 비즈니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씨티비지니스센터의 경우 2013년에 설립된 신생업체지만 벌써 8호점 개설을 준비 중이다. 리저스와 위워크, TEC 등 해외 비즈니스센터 업체들도 국내에 진출해 성업중이다.
특히 미국에 본사를 둔 위워크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 진출한 후 강남과 을지로 등 2곳에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했다. 국내 비즈니스센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비즈니스센터 업체들의 사세 확장은 최근 창업 활성화와도 궤를 같이 한다. 중기청에 따르면 국내 신생기업 수는 2013년 7만5574개와 2014년 8만4697개, 2015년 9만3768개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9만6155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창업학 박사인 목영두 르호봇 대표는 “수명이 늘어 ‘백세시대’가 되고 불황으로 인해 명예퇴직·구조조정 등이 일반화되면서 최근 몇 년 새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젠 누구나 한번 이상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무뿐 아니라 학습에도 ‘공간서비스’ 적용
공간서비스는 업무방식뿐 아니라 학습에도 적용된다. 이른바 ‘카페형 독서실’로도 불리는 프리미엄 독서실은 1인실 외에 그룹스터디실, 스터디카페 등 학습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한다. 커피 및 음악과 함께 학습하길 원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요구까지 반영한 것이다.
국내 최대 프리미엄 독서실 프랜차이즈 업체인 ‘토즈 스터디센터’는 지난해 말 전라 광주 치평 센터를 개점하며 200호점을 돌파했다. 레인보우가 운영하는 ‘크라스플러스독서실’은 2015년 가맹점 사업에 착수한 이래로 조만간 20호점 개설을 예상하고 있다.
우승우 레인보우 대표는 “대학 진학을 위한 학생 외에 공인중개사·심리상담사 등 자격증을 공부하는 중장년의 회사원도 프리미엄 독서실을 찾는다”며 “이 외에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찾는 교사·교수, 승진시험을 대비하는 공무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직종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센터와 프리미엄 독서실 등 업무와 학습 등을 위한 공간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의 특성상 최근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부작용도 우려된다. 비즈니스센터의 경우 씨티비지니스센터를 비롯해 패스트파이브, 옥셔노리오피스 등이 최근 2∼3년 내에 설립됐다. 프리미엄 독서실 역시 하우스터디와 스터디플래닛, 아카데미라운지, 작심독서실 등 업체들이 등장했다.
공간서비스 업체들은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해외시장 진출 등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르호봇은 최근 중국 옌청과 베트남 하노이 등에 잇달아 비즈니스센터를 구축했다. 또 입주기업들 간 협업이 가능한 ‘코워킹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기업성장 프로그램인 ‘R’(알샵)을 출시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크라스플러스독서실 역시 최근 교육컨설팅 전문가그룹인 ‘김영일교육컨설팅’과 제휴를 통해 진로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목영두 르호봇 대표는 “공간서비스 업체들이 최근 업무와 학습 등 전통적인 서비스 외에 창업 인큐베이팅과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로 차별화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