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해 12월 수입물가가 8년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수출·입물가 역시 저유가 등에 발목을 잡히며 4년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잠정 수입물가지수는 76.22로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이는 2007년 10월 74.86을 기록한 이후 8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하락세와 함께 수입물가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60달러선으로 떨어졌던 2014년 12월 86.54로 내려간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80대를 맴돌았다. 그러다가 유가 약세 가속화와 함께 지난해 10월 70대(78.34)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배럴당 34달러까지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15% 가까이 내린 원유를 포함해 벙커C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자일렌, 용접강관, 베어링, 액정표시장치용부품 등 중간재는 0.7% 상승했다. 산업용액체펌프나 전자계측기 등 자본재도 2.0% 올랐다.
지난해 12월 잠정 수출물가지수는 81.17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4개월 만에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1월 달러당 1151.97원에서 12월 1172.24원으로 오르면서 수출물가지수를 소폭 끌어올렸다. 실제 결제 통화를 기준으로 한 수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1.4% 내렸다.
D램, 알킬벤젠,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연정련품 등 공산품 대부분이 오르는 가운데서도 경유, 벙커C유, 제트유 등이 15% 이상 떨어졌다.
한편 지난해 연간 수출·입물가는 4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잠정 수출물가지수는 83.52로 전년 대비 5.2% 하락했다. 이는 1986년 80.82를 기록한 이후 31년 만의 최저치다.
수입물가지수 역시 전년 대비 15.3% 하락한 80.36에 그치며 2007년 72.74를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