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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P코스메틱은 명동에 3층짜리 건물을 통틀어 단독 매장을 열고, 현빈을 전속모델로 선정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다. 그런데 좀 특이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명동 매장은 물건 파는 공간보다 무료로 짐을 맡아주고, 커피를 제공하는 공간이 더 넓다. 매장명도 ‘힐링 온더 메디힐’, 말 그대로 고객이 쉴 곳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최항석 L&P코스메틱 국내 영업부문 대표이사는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실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을 좋게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커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낮다. 한국 사람들로부터 홀대받았다고 말하는 동남아시아나 중국 관광객이 적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 만족도가 낮다”며 “화장품을 얼마나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우리나라 이미지를 개선하며 신뢰를 쌓는 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해를 감수하고도 ‘힐링’ 매장을 선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최 대표의 경영철학은 회사 창립자인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에게 영향을 받았다. 권 회장의 어머니는 국내 처음으로 무스를 선보인 ‘왕생화장품’(네슈라화장품 전신)을 운영한 여성 사업가다.
어릴적부터 화장품과 함께 성장한 그는 사회생활도 어머니가 친척 동생에게 넘긴 회사에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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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언제까지 얼마나 실적을 올리라는 목표보다 고객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해 신뢰를 쌓으라고 강조한다. 일본산 시트지를 고집하고, 한올 한올 짠 인견에 숯을 방사한 마스크팩을 개발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광고 한번 없이 왠만한 유통 채널을 다 뚫을 수 있었던 것도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신뢰를 줬기에 가능했다.”
화장품 편집숍 올리브영, 왓슨스, 롭스, 코스트코,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아시아나 기내 판매 등 국내 유통 채널엔 모두 L&P코스메틱 제품이 입점되어 있다. 지난해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Taobao)에서 로레알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제치고 마스크팩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단 3명으로 시작한 L&P코스메틱은 이제 직원 150명, 연 매출 1500억원대의 규모로 성장했다. 단출했던 화장품 종류도 남성용, 바디용 등 100여 가지가 넘는다.
L&P코스메틱은 앞으로 중국 시장 외에도 인도 등 신흥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인도 시장을 위해 준비한 물량이 홈쇼핑을 통해 순식간에 매진된 후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느꼈다. 미국 진출도 순조롭게 풀리고 있다.
최항석 대표는 “이제 전 세계로 한국 마스크팩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중이다”며 “특별한 전략은 없다. 다만 고객이 믿을 수 있는 좋은 제품, 가격 대비 최상의 제품을 만들겠다는게 저희의 신념이자 전략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