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와중에도 틈틈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경기 상황을 확인하던 조 사장은 한전의 승리가 확정되자 얼굴에 한가득 ‘아빠 미소’를 지으면서 “요즘 우리 선수들 진짜 잘하지 않냐?”며 뿌듯해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에게 얘기 한 토막을 건네줬다. 바로 ‘승리수당’이다. 지난해 ‘꼴찌’였던 한전은 올 시즌 초반에도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이기는 경기보다는 지는 경기가 훨씬 많았다. 조 사장은 채찍이 아니라 당근을 선택했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위해 파격적인 ‘승리수당’을 제시한 것이다.
조 사장이 승리수당을 내건 뒤 한전은 기적 같은 9연승을 내달렸다. 팀 창단 이후 최다 연승 신기록이자 전 구단을 통틀어 올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이다. 지난 시즌 7승 23패로 지는데 익숙했던 선수들이 이기는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됐다. 한전의 이런 변신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이 연승 행진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기뻤던 마음도 잠시. 조 사장은 9연승에 따른 누적 승리수당을 생각하니 ‘아차’하는 마음이 들었단다. 따져보니 승리수당 총액이 무려 78억 400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약으로 제시한 승리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결국 조 사장은 배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승리수당을 구하는 방식을 조정하기로 했다. 2연승까지만 승리수당이 2배로 올라가고 다음 경기 승리는 다시 1승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3연승을 할 경우 1승 1500만원, 2연승 3000만원의 승리수당은 같지만 3연승 때 6000만원이 아니라 1500만원을 주는 구조다. 3연승을 달성할 경우 받게 되는 누적 승리수당이 기존 방식에서는 1억 500만원이었으나 새로운 기준에서는 6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조 사장은 바뀐 방식으로 계산한 승리수당 1억 9500만원을 선수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승리 수당 규모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아져 승리수당 계산 방식을 뒤늦게 조정하게 됐다”면서 “선수단에 양해를 구했지만 약속을 어긴 것 같아 내심 미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힘을 내준 선수단에 감사하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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