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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원운동만큼 큰 힘은 없다. 원을 그리듯 칼을 뿌려.” “내 절망에 뿌린 신앙! 칼! 자유!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다분히 철학적이고 심오한 이 대사들은 만화 속 말풍선 혹은 검은 여백 위에 박히듯 쓰인 것들이다.
‘작가주의 만화가’로 알려진 박흥용(53) 화백이 만화책 속에 살고 있던 인물들을 전시장에 내 걸었다. ‘박흥용 만화: 펜 아래 운율, 길 위의 서사’라는 제목으로 연 첫 개인전이다. 8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데뷔작 ‘돌개바람’부터 현재 작업 중인 작품 ‘영년’까지 모두 접할 수 있다.
박 화백은 대중만화의 틀을 깨고 독창적인 연출과 작법을 고수해온 작가로 꼽힌다. 대사로 감정을 전달하기보다 화면분할, 배경, 앵글 등을 적극 활용했고 사회부조리, 소외된 이웃, 공동체 등 현실문제와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일반 대중보다 소수 마니아층에서 인기가 높던 작가가 재조명 받은 건 2010년 이준익 감독의 동명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원작자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전시는 상업이 아닌 예술의 영역에서 만화의 시각적 미학성에 초점을 맞추고 박 화백이 그간 거듭해온 형식적 실험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접하기 힘든 초기작의 경우 출간 이전의 원고를 그대로 내놨다. 장면마다 펼쳐지는 펜 선과 화면 연출방식이 고스란히 담겼다. 박 화백은 “출간되기 전 원고를 그대로 전시하는 건 창피했으나 전시의 완성도를 위해 어렵게 내놨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품이 출간된 순서로 단순나열하지 않고 주제·소재별로 구분한 점도 눈에 띈다. 성장을 주제로 삼은 ‘호두나무 왼쪽 길로’ ‘내파란 세이버’ 등을 묶고, 빛과 판소리라는 특정 소재에 파고든 ‘포스(Phos)’ ‘쓰쓰돈돈쓰돈돈돈쓰돈돈쓰’ ‘경복궁 학교’를 엮었다. 전시장에 설치된 환등기와 오디오장치가 작품 이해를 돕는다. 02-760-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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