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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미스터리 여왕’으로 불리는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1890∼1976)의 또 다른 장편이 ‘스페셜 컬렉션’으로 출간된다. 크리스티가 1930년부터 1956년까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여섯 편의 소설을 모은 시리즈다. 추리작가로 명망이 높았던 크리스티는 독자들의 혼동을 우려해 필명을 사용했고, 그녀의 뜻에 따라 50년 가까이 비밀에 부쳐졌다.
1930년부터 1956년까지 발표된 소설들은 숨은 걸작이라 평가받는 심리서스펜스에서 청춘의 고뇌와 열정을 그린 대하소설, 작가의 자전적 고백이 담긴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고도 예리한 통찰이 담겨 있다.
심리소설로 쓰인 ‘봄에 나는 없었다’(포레)는 1944년에 발표된 그 첫 권. 영국의 작은 타운에서 안락한 삶을 살아가던 여인이 황량하고 낯선 여행지에서 지금까지의 삶이 자기기만으로 쌓은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렸다. ‘고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역작’ ‘인간 내면의 초상을 그린 보석 같은 작품’이라는 극찬을 끌어낸 작품이다. 크리스티가 누구보다 인간의 관계와 심리를 꿰뚫어 보는 작가란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