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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막는' 사외이사 추천 공시 '유명무실'

김보리 기자I 2013.04.19 08:20:36

신한·KB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인, 모두 ''위원장''으로 통일
사외이사 낙하산 선임 막는 수단 전혀 되지 못 해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사외이사 권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의 사외이사 추천공시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KB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는 추천 공시를 요식절차로 처리함으로써, 추천공시는 사외이사의 낙하산 관행을 막는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19일 은행연합회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055550)KB금융(105560)지주는 사외이사의 후보제안자를 모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일괄적으로 표기하고 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위원장으로 통일할 경우, 어느 사외이사가 위원회 누구 추천으로 선임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외이사 추천 과정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타 금융지주사와 한국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한국씨티금융지주 등 외국계 금융지주사가 모두 사외이사의 후보 추천인을 실명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권 초마다 반복되는 금융지주사들의 회장 등 임원 선출 과정을 봐도 사외이사의 권한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 지주사 회장의 경우 사외이사 전원 혹은 일부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사외이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사외이사에게 잘 보여야 회장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2011년까지는 사외이사 추천공시에서 사외이사의 후보제안자를 공개하다 지난해부터는 위원장으로 일괄 표시하는 식으로 변경됐다. 2011년 추천공시를 보면 당시 사외이사인 김석원 신용정보협회장의 후보제안자가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임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모두 위원장 이름으로 후보자 추천인이 대체된 것.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2011년과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이 연임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위원장이 일괄적으로 재추천해 이같이 기재한 것”이라며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의 속기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지 실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위원장으로 통일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와 임원진의 갈등으로 이슈가 됐던 KB금융지주 역시 사외이사 추천인은 위원장으로 예년부터 모두 통일하고 있어, 추천 과정을 열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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