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2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 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간밤 나온 미국 경기지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한 풀 꺾었다. 3월 미국의 제조업 지수가 51.3을 기록해 전달보다 하락하며 시장의 기대를 밑돌았다. 이날 제조업 지표와 함께 발표된 건설 지출 지표는 예상 밖의 호조세를 보였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분위기였다. 최근 달러화 자산 랠리가 지속하면서 부담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이제 한숨 쉬워갈 명분을 찾을 시점이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0.04% 하락한 1만4572.16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시장도 지표 부진 영향을 반영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5.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4.80원)보다 1원 하락한 셈이다.
이어지고 있는 북한 리스크는 달러 매도심리를 제한할 전망이다. 연일 남북 정부가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어 투자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도 하다. 만약 위협 수준을 넘어 가시적인 충돌가능성이 커진다면 환율을 다시 출렁일 가능성도 크다.
국내 수급 측면에서는 전날 14개월째 무역흑자를 이어갔다는 소식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꾸준히 유입되는 상황이라면 시장에 풀릴 달러가 많다는 얘기다. 아직 소화하지 못한 이월 네고(달러 매도)도 남아 있을 것으로 보여 상단을 누를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1117원이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움직임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전날 다시 매도행진을 재개한 외국인이 매도규모를 늘린다면 수급이나 심리적으로 달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 중앙은행 금리 결정이 예정되어 있다. 시장에서는 3%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예상외 결과가 나온다면 호주달러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우리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주 일본중앙은행(BOJ)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약세 행진이 주춤한 엔화도 변수다.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 일본 당국의 통화완화와 경기 부양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엔-원 환율 추이에 민감한 당국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오전 8시13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 서울 환시 마감 무렵의 93.88엔에서 93.18엔으로 하락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2845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