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주식투자 여력이 충분해 매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연기금의 매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중기자산배분 안을 결정, 2011년 말 23%인 주식자산 비중을 2017년까지 3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식 투자액은 2011년 말 81조9000억원에서 2017년 말 187조원으로 확대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작년 국민연금은 주식 비중을 23%에서 26%로 늘렸다”며 “올해도 주식 비중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절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연기금의 주식 매수를 부추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연기금의 매매 패턴은 대체로 ‘저가 매수·고가 매도’의 모습이었지만,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 상당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음에도 매수 강도가 강하다”며 “이는 현재 금리 레벨에서 채권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연기금의 주식 매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외국인의 수급 공백을 연기금이 메우고 있다는 점에서 ‘연기금 매수 종목 따라 하기’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다만, 연기금의 매수 업종 및 종목의 흐름이 작년과 올해 엇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기전자(1조6000억원) 유통(6000억원) 화학(5550억원) 운수장비(3400억원) 순으로 많이 샀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005930)를 964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담았다. 이어 LG전자(066570)(3800억원) 현대차(005380)(3440억원) NHN(035420)(2530억원) 현대모비스(012330)(2330억원) 순으로 샀다. 경기민감주 및 주도주인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사 모은 것.
그러나 올 들어서는 성격이 달라졌다. 연기금은 올해 금융업종(4200억원)과 통신(2780억원), 전기가스(1660억원) 등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 및 경기 방어주를 중심으로 사고 있다. 종목별로는 한국전력(015760)(1700억원)을 가장 많이 샀고, 이어 삼성생명(032830)(1595억원) SK텔레콤(017670)(1310억원) 포스코(005490)(1270억원) KT(030200)(1260억원) 등을 주로 순매수했다.
이에 대해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기금 매수는 밸류에이션 플레이로 해석할 수 있다”며 “장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특성상 장기간 소외됐던 업종 및 종목군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연기금의 매수 업종을 분석해 보면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IT), 장기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업종(통신·금융),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확대 업종(자동차), 중국 경기회복 수혜 업종(소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한 종목 선택이 유리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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