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눈에 띈다. 적금을 연계해 할인된 가격으로 자동차 전용 금융상품을 파는 식이다(본지 10월 4일 1·11면). 다른 은행도 ‘신사업 인큐베이터(우리은행)’, ‘아이디어뱅크보드(국민은행)’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아이디어팀을 만들어 새 먹거리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액 자산가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기 침체는 양극화를 동반하기에 재산이 많은 자산가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도 은행 입장에선 중요한 수익원이다. 위성호 신한은행 WM그룹 부행장은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면서도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있는 나라를 찾아 현지 은행을 인수하거나 지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영업에도 골몰하고 있다. JP모건, 뉴욕 멜론은행 등 글로벌 은행과 제휴를 해 수탁자산 해외 투자를 늘리거나 해외 플랜트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눈을 돌리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 부문에선 정부와 은행의 전략적 접근도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과 후진국 점포 간 특수성을 고려해 영업 실적을 평가하고, 해외 은행을 인수합병(M&A) 할 때 투자 실패에 대한 문책보단 의사결정체계와 내부통제시스템을 개선해 시행착오 속에서도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은 대체 투자처 마련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고채 투자에서의 손실을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발굴해 메워 나간다는 전략이다. 눈여겨보는 것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정부는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년 예산에서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의 지출액을 올해보다 8000억원(3.4%) 늘리기로 했다. 국책사업이어서 투자 위험이 적고, 공사 기간도 길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기업 대출시장도 큰 관심사다. 연체율이 1% 초반대고, 대출액보다 더 큰 담보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말 보험사들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3900억원(4.19%)이 늘었다. 가계대출이 4700억원(0.6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삼성생명(032830)조차도 우량한 대출자산을 운용자산의 20% 수준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의 생명보험 성장률은 20.3%, 11.9%, 6.3%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보험사인 멀티콜을 인수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성원 한화손보 자산운용담당 상무는 “보험사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대비해 대체 투자처 마련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세계 경기 둔화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미봉책에 그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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