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자통법 전면 개편..한국형 IB 육성하겠다"

김정민 기자I 2011.02.06 12:00:00

김석동 금융위원장 자통법 2주년 인터뷰
산은·수은 등 금융공기업 기능 재편 추진
"우투증권 분리매각 논의 충분히 가능"
"퇴직연금·자문형랩 과당경쟁 실망스러워"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시장 주도로 개편해서 혁명적 `빅뱅`을 만들겠다"

시행 2주년을 맞은 자본시장법이 전면 개편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강화된 규제틀에서 벗어난 시장친화적인 시스템 도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IB 육성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6일 자본시장통합법 도입 2주년을 맞아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자통법 전체를 시장친화적인 방향을 개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예전에는 정부 주도로 시스템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이번엔 꺼꾸로 플레이어들이 진짜 원하는 자본시장의 모습은 어떤건지 머리를 맞대고 시장과 소통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자통법 도입시 세계적 투자은행(IB)가 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고자 했지만 규제 완화가 당초 기대에 미흡한데다 금융위기로 인한 보수·안정화 경향 때문에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전세계 어느 초대형 프로젝트든 한국 업체 이름이 꼭 들어가 있지만 결정적 고비가 기술이나 가격, 실적이 아닌 파이낸싱 문제에서 발생한다"며 "우리 금융회사들이 못하면 정부라도 해줘야 하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IB가 등장하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파이낸싱을 어떻게 뒷받침할 고민하고 있다"며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의 기능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각 재정기획부와 지식경제부 산하인 수은과 보험공사가 기능재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세계적 비지니스를 지원할 수 있는 힘있는 IB의 육성과 공적 연기금 및 PEF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금융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금융회사도 돈 빌려주고 이자 받는 평범한 시스템을 넘어서야 한다"며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심정으로 대형 금융사가 출범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과 증권와 결합 문제는 자본시장법에서는 다루지 않는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우리투자증권의 분리매각 논의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며 "국민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게 중요한 만큼 우리지주 매각 문제도 이런 틀에서 생각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사들이 자체 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우위를 갖추기보다는 타사의 성공한 상품을 베끼기에 급급한 행태에 대해 강한 어조로 일침을 가했다.

그는 "최근 퇴직연금이나 자문형 랩 등에서 보여준 과당경쟁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자기개발 상품을 스스로 만들고 경쟁력 우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11·11옵션쇼크 사태 조사에 대해 "현재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라며 "관련 법규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중한 법적 행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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