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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태어납니다"…식품업계 줄줄이 간판 바꾸는 이유보니

노희준 기자I 2025.03.10 06:02:50

오비맥주, 5년만에 카스 전체 제품군 BI 일괄 변경
CJ푸드빌 뚜레쥬르→발음하기 쉬운 TLJ
롯데웰푸드 파스퇴르, 우유 기반 영양식 사업군 확장
"유산 폐기 및 전승 명확히 하고, 식품 변화 뒤따라야"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주요 식품회사가 회사 얼굴격인 브랜드 이미지(BI, Brand Identity)를 잇달아 변경하고 있다. 시장 위치를 공고히 하거나 글로벌 및 새로운 사업군 진출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실제 제품 차원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오비맥주)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대표 브랜드 카스 BI를 새단장 해 2분기(4~6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카스의 로고를 더 세련되게 디자인하고 로고 하단에 ‘FRESH’(프레시) 서체를 기존 흘림체에서 간결한 스타일로 바꾸었다. 오비맥주가 세부 제품군의 브랜드 서체 등을 변경한 것은 자주 있었지만, 카스 전체 제품군 BI를 일괄적으로 바꾼 것은 2020년 이후 약 5년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신선함과 혁신 가치를 강화해 한 단계 도약하자는 것이 리뉴얼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과 마트 등 가정용 맥주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카스 프레시 점유율은 46%를 기록,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도 지난해 12월 중순 8년 만에 BI를 변경했다. 신규 BI는 선명하고 볼드한 서체와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를 지향하겠다는 상징성을 담아 뚜레쥬르(TOUS les JOURS)를 ‘TLJ’로 줄여 애칭으로 사용키로 했다. CJ푸드빌 BI 변경은 해외 진출을 겨냥한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고장 미국에서 뚜레쥬르가 발음하기 어려울 수 있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는 ‘메일매일’을 뜻하는 불어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연말 기준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등 8개 국가에 진출해 56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연내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 지역에 미 현지 생산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사진=CJ푸드빌)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12월 초 유가공 브랜드 ‘파스퇴르’를 새단장했다. 기존에는 ‘고품질 우유 브랜드’를 표방했지만 앞으로는 ‘우유 기반의 영양 브랜드’를 지향한다며 BI를 적용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BI 교체가 사업군 확장을 위한 성격이 짙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파스퇴르는 아무래도 우유라는 이미지가 크다”면서 “앞으로 우유뿐 아니라 우유 기반의 영양식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새롭게 BI를 정립했다”고 했다.

BI는 기업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형상화한 이미지다. 때문에 기업이 BI를 교체하는 것은 회사 지향점이나 방향성을 변경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간결하게 드러내는 차원이다. 전문가들은 BI 변경이 실질적인 효과를 낳기 위해서는 이미지에 걸맞은 알맹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래된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새롭게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은 다양하다”면서도 “기존에 쌓아온 유산을 버릴지 아니면 전승할지가 명확해야 하고 실질적으로 식품 자체에서도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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