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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계지도에 포르투갈은 지구의 서쪽 끝에 붙어 있고 그동안 다른 나라를 거쳐 꼬박 하루가 걸려야 올 수 있는 곳이라 멀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포르투갈이 우리 여행자들에게 가장 ‘핫’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TV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서 포르투갈의 매력이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수도 리스본과 일몰이 장관인 포르투는 물론, 아름다운 해안절벽이 있는 알가르브, 전 세계 서핑 애호가들의 성지인 나자레, 산티아고 순례길로 이어지는 북부 해안 길 등 곳곳에서 우리 여행객을 만날 수 있다.
포르투갈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우리 문화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우리 대사관이 연례 개최하는 ‘한국문화의 날’, ‘K팝 페스티벌’, ‘대사 배 태권도 대회’, ‘한식 요리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에는 사람들이 넘친다. 예전에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아시아라고 하면 오래전부터 교류가 있던 마카오나 인도, 일본이 떠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와 우리 문화에 대해 호감을 보이면서 지식을 자랑하고 우리 말 몇 마디를 건네는 사람을 만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드디어 9월 11일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면 곧바로 리스본에 올 수 있다. 올해는 2019년의 최대 방문객 수 21만명을 거의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맞춰 8월부터는 우리 국민이 입국할 때도 포르투갈의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게 돼 공항 대기 시간 또한 크게 줄어들었다. 한류 팬들도 매우 기뻐하고 있고 포르투갈을 새로운 투자지로 고려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과 재생에너지,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우리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희망해온 포르투갈에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사관은 100주년을 맞은 포르투갈의 등대 시설을 담당하는 등대국과 함께 등대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다. 16세기 포르투갈의 서사시인 카몽이스가 ‘육지가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으로 묘사했던 호카곶과 우리나라 일출 명소인 호미곶의 등대도 나란히 선보이게 될 것이다. 항해자들을 안내하고 희망을 주던 유라시아 대륙 양 끝의 등대 교류는 바닷길을 상징적으로 연결하는 의미가 있다. 축구선수 호날두의 고향인 마데이라와 제주도, 페나 성이 있는 신트라와 양산에 이어 포르투와 부산도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간의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포르투갈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