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와 투자 지표인 설비투자가 각각 전월 대비 1%와 4.3% 늘었다. 지난 5월에는 경기 관련 3대 지표인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각각 -0.8%와 -0.2%, -3.5%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되는 모습이다. 3~6개월 후의 경기를 내다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세로 돌아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전산업 생산이 -0.8%에서 -0.1%로 감소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소비와 투자도 전월에 비해서는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전년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마이너스 권(소매판매 -3.6%, 설비투자 -2.7%)에 머물고 있다. 소비 현장의 실시간 지표들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 7월호에 따르면 6월의 백화점 카드 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5%와 1.9% 감소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소비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올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6월의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16.5%나 급감했다.
경기 진단도 기관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7월호에서 현재의 경기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제조업과 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KDI는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엇갈린 진단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2%에서 2.6%로 올렸다.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에 예상 밖의 고성장(1.3%)을 실현했지만 2분기에는 역성장(-0.2%)을 기록함에 따라 수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회복의 불씨를 살려 나갈 수 있도록 금리인하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