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대사는 지난 2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 다음날인 27일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요르단이 제안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즉각적인 휴전 결의안이 채택됐다. 이 결의안에는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하고, 조건없이 석방해야 한다’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하마스가 인질을 붙잡았다는 표현이 사용되지 않았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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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휴전을 허용한다면 하마스와 같은 조직이 수백명의 사람을 학살하고, 인질을 붙잡고, 적십자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과 싸우지 않는 것은 국가로서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전의 선제조건으로는 인질 석방을 꼽았다. 토르 대사는 “우선 잡아간 인질을 모두 풀어주는 것이 이스라엘이 생각하는 휴전의 조건”이라며 “여전히 하마스가 그곳에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는 하마스를 무력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위해 연료가 투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토르 대사는 “연료를 인도적 지원으로 보낸다면 하마스가 중간에 가로챌 가능성이 크다”며 “연료는 하마스의 터널과 벙커, 로켓 발사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토르 대사는 자녀들이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만큼 하마스와 전쟁에 임하는 각오가 비장하다. 그는 “막내딸과 사위는 현역군인, 큰딸과 아들은 예비군으로 참전하고 있다. 아내까지 하마스 전쟁 직후 이스라엘로 돌아갔으니 가족 중 5명이 사실상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며 “매일 연락하고 있는데 통화가 안될 때가 더 많다”고 했다.
장기 분단·휴전 중인 한국에 대해 토르 대사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걸 해야 한다”며 “하지만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진다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쟁은 매우 끔찍하고 피해야 하지만, 지금 같은 안 좋은 상황에서는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의 힘의 원천은 시민군(예비군)이다. 전쟁은 당연히 피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은 싸워야 할 때다”고 전했다.
랍비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토르 대사는 어린 시절부터 유대교 율법대로 살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 세번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유대교 율법을 따르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도 유대교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쓴 채로 왔다. 토르 대사는 “전쟁이 난 후 일정이 바빠서 세 번까지는 못하지만 하루 한번 테필린(양피지에 쓴 성구 두루마리를 넣은 작은 검은 가죽 박스)을 감고 기도를 하려고 노력한다”며 “주로 유대교 기도 경전, 신명기나 시편을 읽으며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