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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B씨(여, 33)와 2009년 12월께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두고 2017년 11월경 피고인의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했다. B씨는 A씨와 이혼한 후 혼자서 자녀들을 양육해오다 2021년 3월경 A씨로부터 강간 피해를 당하고 피고인을 상대로 피해자 및 자녀들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는 등 A씨를 만나는 것에 대해 공포심을 갖고 있었다.
A씨는 2022년 10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B씨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서 초인종을 수회 누르고 현관문을 수회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고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총 6차례에 걸쳐 피해자 및 자녀들에 접근하려 했다. 이에 A씨는 피해자 및 자녀들에게 접근해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스토킹 처벌법 위반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스토킹 처벌법에서 정한 스토킹 범죄는 침해범인데, A씨의 각 행위는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A씨에게 징역 1년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범행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자숙하지 않고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스토킹 행위의 횟수,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고인이 당시 술에 취해 있어 돌발적인 행위를 할 위험이 있었고, 피고인도 각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와 같은 상황에 처한 보통의 여성을 기준으로 할 때 피고인의 각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심에서는 공소사실 가운데 검사 측이 2022년 7월 5일 범행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범행 1심 7차례→2심 6차례)으로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허가했다.
2심 재판부도 객관적으로 보아 피해자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로서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10개월(2022년 7월 5일 범행 제외하고 판단)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이 술을 먹으면 아이들이 무섭게 생각하고 큰아들이 피고인에게 전에 아동학대를 당한 적이 있어 보기만 해도 겁을 내며, 피해자도 전에 피고인에게 강간을 당해 무서웠다’는 취지로 거듭 진술했다”며 “피고인의 각 행위가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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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가족 등에 대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스토킹 행위는 그 행위의 본질적 속성상 비교적 경미한 수준의 개별 행위라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반복돼 누적될 경우 상대방이 느끼는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 비약적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1개월 남짓의 단기간에 수차례 반복된 피고인 행위는 누적적·포괄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일련의 행위로 평가할 수는 있다”고 봤다.
이에 대법원은 “‘스토킹 범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 수긍할 수 있다”면서 “거기에 구 스토킹처벌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