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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원재룟값 또 오를까…공매도 2배 뛴 식음료株

김응태 기자I 2023.10.17 05:20:00

BGF리테일, 롯데웰푸드 등 공매도 비중 증가
잇단 전쟁에 원재료 비용 증가 우려 영향
정부 물가 관리 속 원가 상승시 실적 악화
판가 인상 및 전쟁 종료시 주가 반등 가능성↑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식음료 관련주가 공매도 세력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고물가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잇달아 발발하며 원재룟값 상승 가능성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가격 인상을 통해 원재료 부담을 완화하고 추후 마진이 확대할 경우 실적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 순위에서 편의점 사업을 영위하는 BGF리테일(282330)이 1위에 올랐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4.59%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 25.10% 대비 19.4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롯데웰푸드(280360)도 공매도 비중이 22.89%를 기록해 상위권에 진입했다.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 12.94%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농심(004370)도 뒤이어 공매도 비중이 22.78%를 기록했는데, 이 또한 직전 40거래일 비중 평균 8.81% 2배 넘게 확대됐다. 이외에 오리온(271560)(19.79%), KT&G(033780)(19.51%) 등도 공매도 비중이 20%에 육박했다.

식음료 관련주들이 공매도 세력이 주요 타깃으로 부상한 것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둔화와 동시에 원재료 비용 부담에 마진이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빌려 판 뒤 나중에 갚아 수익을 올리는 투자 기법으로,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하면서 원가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이 중동 지역 전체로 확산할 경우 유가를 비롯한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여전히 뇌관이다. 1년 8개월째 계속되는 전쟁에서 러시아는 최근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항구와 곡물 창고를 공격했다. 지난 7월 우크라이나와 흑해 곡물 협장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래로 경제적 타격을 주기 위해 곡물 시설 지역으로 지속 공격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우회로를 통해 수출을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곡물 수출이 차질을 빚으며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선 파괴를 위한 기뢰를 설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재차 확대할 경우 농산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지정학적 리스크의 여진이 지속하더라도 올해 4분기에는 원재료 투입 원가가 유의미하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가 둔화하고, 가격 인상을 통해 재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 종료 후 원재료 가격이 안정되면 인상된 가격을 유지함에 따라 마진이 늘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물가 관리로 단기 판가 인상 모멘텀은 둔화한 상황이나, 일부 카테고리의 판가 인상 기대감은 재차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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