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펜타곤에서 제54차 SCM을 개최하고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 제고 방안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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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발표한 지난 제53차 SCM 공동성명에서는 “남북 간 2018년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 2018년 북미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북미, 그리고 다자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하면서, 굳건한 연합대비태세와 국제 제재 유지를 통해 외교적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공동성명은 “양 장관은 한반도에서의 정전협정,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남북 군사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조치들이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 전쟁 위험 감소와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여건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면서 “9.19 군사합의 이행이 한반도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번 54차 SCM 공동성명에선 이같은 문구가 사라지고 “북한의 침략에 대한 방어 및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한반도 및 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는 말로 대체됐다. 또 공동성명에서 “이종섭 장관은 북한의 반복적인 방사포 사격 등 9.19 군사합의 위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스틴 장관은 ‘북한이 연이어 9.19군사합의를 위반하고 있는데 실효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이에 따라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했던 9.19 군사합의는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연이어 완충구역 내에 포 사격을 쏟아부으며 접경지역에서의 적대적 행위를 금지한 합의를 위반했다. 특히 남북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상대방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