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중혁(51)이 코로나19 대유행 속 독자들과 교감하는 방식이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을 혼자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혼자서도 잘 노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의 새 에세이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자이언트북스) 얘기다. 김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전의 책들이 내 세계를 펼쳐 보이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책은 대상을 먼저 생각하고 독자에게 처음으로 제안한 저서”라며 “하루하루 일상을 신나고 즐겁게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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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엔 김중혁만의 창의적인 딴짓이 담겼다. 좋아하는 배우의 말투를 분석하고 따라해 보자고 말하고,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도시에 가서 하루를 지내보자고 권유하며, 하고 싶은 일 대신 하기 싫은 일의 리스트를 작성해보자고 제안하는 식이다.
“창의적이라고 하면 발명 같은 거창한 걸 생각하는데 오히려 사소한 일상을 재미있게 보내는 것이 창의력의 핵심이자, 기본 방법이다. 이 책을 쓰기 전 계발서를 꽤 많이 봤는데, 별로라는 책에도 꼭 한두 가지 건질 것이 있었다. 이 책을 쓰면서도 독자가 5가지 정도만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터득하면 인생을 좀 더 신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이번 책 역시 ‘김중혁표’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머가 돋보인다. 거창한 교훈이나 메시지는 없다. 책에 제시된 방법을 하나하나 좇다 보면 ‘진짜 자신’을 알음알음 들여다볼 기회를 엿볼 수 있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는 묵직함이 밀려온다.
“책이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길 바라면서 썼다. 결과물이 아니라 도구가 됐으면 했고, 계단이길 바랐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른 사람이길, 나 역시 날마다 그런 사람이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책 서문에 적었다.
김 작가는 요즘 장편 쓰는 일에 몰두 중이다. 오전 8시에 일어나 영화 한 편을 보고 오후엔 글쓰기, 예능을 보면서 하루를 ‘리셋’(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일)한다고 했다. 4월 단편 소설집이 나오고, 7~8월께 지금 쓰는 장편소설을 출간하는 게 목표다.
“창작자는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혼자 쓰고, 혼자 견디니까. 그런데 결국 창작자도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낸 뒤에 알았다. 독자와 얘기를 나누고, 듣는 작업이 창작자에게 매우 중요하더라. 예전의 방식은 아니지만 뭔가 아이디어를 얻고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독자와의 느슨한 교감이 가능하지 않을까.”
김 작가는 다재다능한 소설가로도 유명하다. 일러스트레이터·웹디자이너로도 일했고, 팟캐스트 ‘빨간책방’, 토크쇼 ‘대화의 희열’ 등 여러 방송에도 출연했다. 유튜브 제작·편집도 직접 다 한다. “다재다능은 아닌 거 같고, 상상력 있는 작가라는 수식어가 좋다. 부담이긴 한데 내가 잘 쓸 수 있는 분야다. 상상력에 대한 몰두는 본능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