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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피자는 푸드트럭에서 시작한 1인 피자 브랜드다. 피자는 한판을 시켜 여럿이 둘러 앉아 먹는 음식이다. 고피자는 이러한 상식을 깨고 피자를 저렴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바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 대표는 요식업에 관심이나 경력이 있던 인물은 아니다.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를 나와 카이스트(KAIST)에서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임 대표는 “햄버거를 먹다가 ‘왜 피자는 1인용이 없을까’란 생각에서 출발한 게 고피자였다”며 “‘왜 카이스트 나와서 피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다른 사업가들이 IT나 바이오를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하듯 피자를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접근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사업 아이템을 결정한 후 피자 학원을 다니면서 9개월 간 준비기간을 가졌다. 이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마침 서울시에서 ‘밤도깨비 야시장’을 열면서 사업 시작 초기부터 대중에게 피자를 선보일 기회를 갖게 됐다. 야시장에서 선보인 피자가 인기를 끌면서 임 대표의 고피자는 백화점에 팝업(임시) 매장도 열 수 있었다.
밑바닥에서 시작한 사업은 2017년 대치동 학원가에 3.3㎡(1평)짜리 첫 매장을 열면서 일사천리로 커졌다. 2018년엔 법인을 설립해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키우면서 임 대표는 자동 피자 화덕 ‘고븐(GOVEN)’을 개발하고, 강원도에 피자 도우 공장도 직접 세워 매장에 공급할 도우를 생산했다. 초벌이 된 ‘파베이크 도우’를 사업화해 프랜차이즈화 한 피자집은 고피자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외식업이 위축됐지만, 고피자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월매출만 10억원을 넘겼고, 월간 흑자도 종종 기록하고 있다. 국내 매장 수도 70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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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피자 자체는 익숙한 음식이지만 1인 피자는 기존 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던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시장 변화에도 부합했다”며 “또 사업에 맞게 오븐을 개발하고 도우를 만드는 등 기술력을 동원해 단기간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피자는 현재도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전담팀을 꾸려 주방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피자 제작을 돕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초보자도 3분 안에 피자를 만들 수 있다. 또 올해 들어선 신형 도우도 개발해 매장 취식과 테이크아웃 모두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개량했다.
이에 고피자는 프리시리즈A 투자 등 총 6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번 아기 유니콘 선정에서도 상위 10개 업체 안에 들어 최대 159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임 대표는 아기 유니콘 선정에 지원하면서 선정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다.
그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외식업이라는 점 때문에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지원서를 작성했다”며 “그렇지만 외식업임에도 다른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기술력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대표의 최종 목표는 미국 나스닥 상장과 전 세계 매장 1만개다. 이미 고피자의 글로벌 진출은 인도와 싱가포르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5월 인도 벵갈루루에 1호점을 냈고, 임 대표가 대학생활을 한 싱가포르에도 5개 매장을 동시에 열었다. 임 대표는 특히 싱가포르를 전초기지로 삼아 향후 동남아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길게 보면 30년 안에 매장 1만개를 달성하는 게 꿈이다”며 “5년 내에 한국에서 매장이 1000개를 먼저 달성하고 성숙기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이어 “하반기부턴 개량된 도우를 바탕으로 맛도 개선하고 브랜드 캠페인도 시작하는 만큼 좀 더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시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