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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매물로 나온 정밀화학업체 대림화학을 80억원에 인수, 현재 정상화 과정을 진행 중이다. 1976년에 설립돼 전자재료 및 의약품 중간체를 생산하며 연 매출 평균 300억~400억원을 기록했던 대림화학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한계에 빠져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화학 기술을 원천으로 도료를 생산하는 삼화페인트는 기존 도료 부문과 정밀화학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대림화학을 품에 안았다.
전자재료 및 의약품 중간체 기업인 대림화학이 생산 중인 주요 전자재료는 ‘폴리카보네이트Z’다. 레이저 프린터 부속품 코팅에 사용되는 고순도 재료인 폴리카보네이트Z는 불순물이 없어야 전자재료의 전기적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전세계 소수업체들만이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소재 산업 등에 적용되는 전자재료는 고수익·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기대되는 분야다. 대림화학 측은 “고순도 제품 생산기술이 가능한 폴리카보네이트Z의 해외시장 개척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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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다우코닝(Dow Corning), 독일 바커(WACKER)와 함께 세계 실리콘 시장 3위 업체인 모멘티브의 주요 사업 부문은 유기 실리콘과 기능성 첨가제 2가지다. 기능성 첨가제는 자동차·가전·화장품을 비롯해 필름 플라스틱, 전선·고무 등 전자부품, 코팅·잉크 접착제 등 실생활 밀접 품목에 대거 적용된다. 유기 실리콘 역시 실란트, 코팅 첨가제, 엘라스토머(탄성 플라스틱), 접착력 증진제 등에 쓰인다. 지난해 실리콘·실란트 등 KCC 실리콘 사업부의 소재 부문 매출이 4214억원(전체 매출 11%) 상당을 기록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실리콘 부문이 전체 매출의 47%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CC 관계자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실리콘 신제품을 개발하고, 중국을 비롯한 기존 아시아 지역에서의 꾸준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거대 시장으로 발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노루페인트의 지주사인 노루홀딩스는 미래 유망 사업으로 꼽히는 종자·바이오산업을 키우기 위해 2014년 자회사 ‘노루기반’을 설립했다. 노루기반은 영농 전반에 걸쳐 농생명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제공한다. 온실 시공을 비롯해 농자재 유통, IoT 환경제어 시스템, 농산물 수출입 및 유통(자회사 금수노루) 등을 담당한다. 건축외장용패널 기업인 에스와이는 화재와 단열 성능이 뛰어난 우레탄패널 생산에 역점을 뒀다. 우레탄패널을 생산하는 둔포공장을 올해 초 아산 인주생산클러스터로 이전하기도 했다. 기존의 저가 제품인 스티로폼(EPS)패널이 전체 패널시장의 65% 물량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화재에 취약한 문제 등 건축규제 강화에 맞물려 고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 에스와이 관계자는 “합판거푸집 대용으로 쓰이는 ‘데크플레이트’와 주택 단열재로 많이 사용되는 ‘경질우레탄단열재’, 패널 외면과 가전제품에도 활용되는 컬러강판 등 상장 후 본격적인 투자로 진행한 사업들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행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과는 연관성이 적을 수 있으나, 성장 한계에 부딪힌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매출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