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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외에도 많은 대형 기업들은 대부분 장애인을 고용한 사회적 기업 개념의 자회사를 여럿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링키지랩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들이 맡은 업무에 있다. 다른 곳들이 단순 업무 위주나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링키지랩은 실제 카카오의 핵심 사업 영역에 대한 직접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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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키지랩의 주요 사업영역은 △검색 운영 △콘텐츠 운영 △디자인 △톡클리닉 등 크게 네 가지다. 이중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건강관리(헬스케퍼) 역할을 맡은 톡클리닉을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현재 카카오의 주요 사업 영역에 직접 기여하고, 사용자가 이용하는 콘텐츠로 노출된다. 장애인 직원들의 업무가 별도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사업을 직접 하는 형태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검색 운영은 다음 검색의 키워드 분석이나 모니터링 등을 하고 있고, 콘텐츠 운영은 온라인상의 정보·화제 발굴이나 제작을, 디자인은 배너 제작 작업이나 음성인식 정확도 향상 등을 각각 맡는다.
이례적인 결정의 배경에는 카카오 조직의 철학이 담겨있엇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가 그 동안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IT 업무를 (장애인들과)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내세우는 사회공헌 패러다임 ‘같이가치 위드 카카오’ 철학은 모든 사회계층이 함께 새로운 가치를 실현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링키지랩 또한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링키지랩은 이처럼 사회적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하며 신입으로 입사한 이들의 역량을 키우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는 우수한 업무 능력을 갖추고 높은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며 협업 부서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장애인-비장애인간 ‘연리지’ 꿈꾼다…대통령 표창 받아
링키지랩의 협업 공간 명칭은 ‘연리지’다. 서로 다른 나무가 마치 원래 하나의 나무였던 것처럼 가지가 연결되는 연리지 현상에서 착안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일하는 공간을 표방한다.
의사소통을 위해 비장애인 임직원들은 사내 강의 등을 통해 장애인들의 언어인 수어(수화)를 배우거나, 별도 속기록이나 화상회의를 통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화의 경우 강사가 상주하며 원활한 의사소통이 계속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전체 직원의 80%인 44명이 장애인이고, 이중 34명은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다. 이들을 위한 보조공학기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을 통해 지원받아 활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열린 ‘2018 장애인 고용촉진대회’에서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2년여 전인 2016년 6월 장애인 임직원이 불편함 없이 일할 수 있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인정받은 이래 노력해온 데 따른 결실인 셈이다. 당시 강동욱 링키지랩 대표는 “새로운 직무 개발과 지속적인 고용 확대 노력을 통해 청·장년 장애인들이 전문성을 키워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강 대표는 링키지랩 출범 이전 포털 ‘다음’의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웹 접근성 프로젝트’를 10년간 담당해왔던 인물로, 여기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링키지랩 초대 대표로 부임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다.
링키지랩은 이밖에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자율적으로 공부하고 의견을 나누는 스터디 기회도 제공하는 등 기본적인 임직원 역량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기본에 충실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링키지랩은 지난달 말인 4월 27일을 기해 전용 사무실 개소 2주년을 맞았다. 링키지랩 관계자는 “지난 2년동안 업무에 대한 경험을 쌓아 가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며 “업무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충분한 가능성과 기회를 확인한 만큼, 더 다양한 분야로 업무를 확장해 채용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