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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부터 칼둔까지…글로벌 VIP 사랑방 된 '포시즌스'

송주오 기자I 2018.01.11 06:10:00

칼둔 UAE 행정청장, 방한 기간 포시즌스 머물러
하루 객실료만 1200만원…최상위 객실 사용한 듯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도 포시즌스 찾아
코카콜라 경영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포시즌스 사용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방한 기간 숙소로 사용한 포시즌스 호텔.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부호들의 호텔’ 포시즌스가 연일 화제다. 지난 8일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묵었던 숙소여서다. 칼둔 청장은 하루 숙박료만 1200만원에 달하는 객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칼둔 청장은 포시즌스 내 최상위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포시즌스 내 초고가 객실이다. 그런 만큼 남다른 규모를 자랑한다.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413m² 규모로, 3개의 침실로 구성됐다. 바로 아래 단계인 세종 스위트(206m²)와 비교해 2배가량 더 넓다. 호텔 측에 따르면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주요 고객층은 기업 CEO나 오너, 귀빈들로 수행원들과 함께 숙박할 때 주로 예약한다.

칼둔 청장 외에도 포시즌스는 초럭셔리 마케팅으로 많은 명사를 끌어모으고 있다. 호텔 업계에서는 포시즌스를 6성급으로 분류한다. 공식 등급상 5성급이 최고지만 이를 뛰어넘는 시설과 서비스, 분위기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2018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에서도 포시즌스는 특급호텔 중 유일하게 적색 5 하우스 등급을 받았다. 적색은 같은 등급 내에서 더 우수한 호텔로 분류할 때 쓰는 표시다.

포시즌스 관계자는 “우수한 시설과 철저한 사생활 보호, 보안유지 등으로 명사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거실 모습.
2015년 10월 문을 연 포시즌스는 국내에서 ‘알파고 호텔’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국이 펼쳐진 장소여서다. 당시 서울 지역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알파고 호텔’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당시 구글은 대국 장소를 물색하며 알파고 운영에 문제가 없는 최첨단 시설을 갖췄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이에 적합한 호텔이 포시즌스였다. 호텔 관계자는 “당시 포시즌스에는 국내 호텔 중 가장 빠른 랜선이 깔려 있었다”며 “만약을 대비해 SK, KT, LG 등 모든 통신사의 랜선을 설치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IT 인력의 상주도 포시즌스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알파고만 포시즌스에 머문 게 아니다. 유사 시기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도 포시즌스를 찾았다. 브린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부호 10위에 해당하는 거물이다. 세계 최고의 부호 중 한 명이 포시즌스를 찾아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포시즌스는 개관 직후 ‘1% 마케팅’으로도 주목받았다. 롯데, 신라 등 국내 특급호텔보다 10%가량 비싼 객실료와 수억원을 호가하는 피트니스 센터 회원권 때문이다. 특히 피트니스 회원권은 억대의 가격에도 1차 판매분이 일주일 만에 동나기도 했다. 2, 3차 판매분도 다른 호텔과 비교해 3배 빠른 속도로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시즌스의 경쟁력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기간 포시즌스에선 숙소를 구할 수 없다. 예약이 가득차서다. 포시즌스의 객실 상당수를 글로벌 음료업체인 코카콜라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카콜라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로 대회 기간에 맞춰 임직원이 대거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포시즌스를 숙박업체로 선정한 코카콜라를 두고 최고위급 임원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회사들은 출장 시 지정 호텔을 이용한다”면서 “호텔별로 등급을 나누는 데 포시즌스 같은 초고가 호텔을 선택했다는 것은 최고위급 경영진의 방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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