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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서울 강북지역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 단지가 가격 경쟁력과 도심접근성, 인프라 구축 등 세 가지 장점을 앞세워 수요 몰이에 나설 태세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서울 강북지역에서 분양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총 16곳, 1만 6752가구다. 이 중 915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올해 4분기(10~12월) 강북지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총 공급량은 분양시장이 호황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7907가구)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또 일반분양 물량도 작년(2603가구)보다 3배가 훌쩍 넘는다.
◇저평가된 강북권 분양, 수요자들 주목 끌듯
강북지역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주변에 주거는 물론 교육·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있어 수요층이 탄탄한 편이다.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강북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500만~2200만원대다. 이는 지난 8월과 이달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각각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와 ‘반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5차 재건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인 3.3㎡당 4100만원대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강남지역에 비해 저평가됐던 강북 주택시장이 재건축·재개발 분양 봇물로 수요자들에게서 주목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에만 마포·용산·성북·서대문구에서 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진다. GS건설은 마포구 대흥동 대흥2구역을 재개발한 ‘신촌그랑자이’ 아파트(1248가구)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가까운 역세권 단지로 종로와 광화문, 여의도, 상암DMC 등 도심권 접근성이 뛰어나다. 현대산업개발은 마포구 망원동 망원1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마포 한강 아이파크’ 아파트(385가구)를 분양 중이며, 삼성물산은 성북구 장위뉴타운 5구역(성북구 장위동 173-114번지)에 짓는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아파트(1562가구) 모델하우스를 오는 7일 개관하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
다음달에는 롯데건설이 은평구 수색동에서 1182가구 규모의 ‘롯데캐슬 수색4구역’(이하 가칭)을, KCC건설은 중구 신당동에서 ‘신당11구역 KCC스위첸’(176가구)을 각각 분양한다. 12월에는 노원구 월계동에서 ‘월계2구역 아이파크’(771가구)와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청량리4구역 롯데캐슬’(1900가구)이 각각 분양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북권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장점은 강남보다는 저렴한 분양가와 우수한 도심 접근성 및 인프라 구축”이라며 “전세난에 시달리는 수요자라면 역세권 등 교통망까지 갖춘 강북권 분양 단지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강남권보다 저렴하다고 무턱대고 청약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남발 주택시장 훈풍 영향으로 강북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에도 거품이 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팀장은 “분양가가 주변 집값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면 향후 시세 차익은 물론 되팔 때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해당 단지와 주변 지역에 공급된 아파트 2~3곳을 선정해 시세를 비교하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가격 적절성을 잘 살펴보고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소규모 재개발 사업 물량에 접근할 때에는 인근에 인프라가 갖춰졌는 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소규모로 개발되는 곳은 대규모 정비사업과 달리 주변 환경개선 작업이 함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학교나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할 수 있다”며 “건설사 브랜드만 볼 게 아니라 입지 여건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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