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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진단은 확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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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6.08.26 06:00:00
정부가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공급관리 측면의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가계부채 대책으로는 이례적이다.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고 신규사업 인허가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주택분양에 있어서도 집단대출 보증심사를 까다롭게 함으로써 대출을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그동안 완화된 주택금융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대출 수요가 집중됐고,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졌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한편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던 기준금리 인하 방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저금리 기조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면서도 가계부채 만큼은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읽게 된다.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양현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신호순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이 가계부채 현황 및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같은 시각, 회의장 밖에서는 각 부처 직원들이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의 대출 수요로 인해 가계부채가 증가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는 주택경기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살린다는 취지에서 주택대출 규제를 크게 완화해 왔다. 결국 투기세력까지 가담하게 됨으로써 시장과열 양상을 초래했고, 건설사들은 물량을 과도하게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이러다간 자칫 미분양 사태의 역풍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책은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한편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라 이해된다.

그러나 금리인하 정책이 경기 부양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경기를 떠받치지는 못하고 가계대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만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자금이 없거나 금리가 높아서 투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 10대 기업 사내 유보금이 550조원을 넘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가계 저축률도 오히려 높아져 8.7%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 준다. 저금리 시대에도 투자와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저금리 흐름에 맞춰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정책조합에 차질을 빚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근본 진단이 잘못됐다면 화근만 자꾸 키우게 될 것이다. 현재 1260조원에 이르는 가계대출이 언제 지뢰처럼 터질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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