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지난 21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조 구청장은 상습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양재IC~한남IC까지 6.4㎞ 구간을 지하화하고 반포에 있는 강남고속터미널을 만남의 광장~양재IC 사이로 이전을 추진하는 나비플랜을 들고 나와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입을 열자마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얘기부터 꺼냈다. “이 이슈를 꺼내 든 이후 나온 공통적인 반응은 ‘사업의 필요성은 전적으로 공감한다’였어요. 그런데 몇 가지 문제 제기가 항상 뒤따라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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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론 서초 지역이 좋아지는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로 항상 막히던 양재IC 구간이 시원하게 뚫리면 강북주민들이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이동하기 훨씬 수월해진다”고 항변했다.
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서울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며 “고속도로의 상습정체 구간은 사람 몸으로 따지자면 동맥경화와 같은 것인데 이를 뚫어야 온 몸에 피가 잘 통하는 것처럼 경부고속도 지하화로 온 나라의 물류 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조 구청장은 “사업비용은 전문가들의 추정을 보면 2조~3조원이 필요하다”며 “재원은 관내 개발사업지의 공공기여와 민간재원을 잘 활용하면 국민 세금 한푼 안 들이고 가능하다. 오히려 돈이 남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에는 강남 고속터미널 부지와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 롯데칠성음료 부지 등 개발사업지들이 있다.
조 구청장은 공공기여 사용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제안을 내놨다. 나비플랜을 통해 나오는 공공기여를 서울시 전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에 상생협력 자금으로 내면 시 전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며 “제가 책임지고 서초구민을 설득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업 추진의 열쇠를 쥔 서울시가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밝혔다. 조 구청장은 “작년에 박원순 시장께 이 문제를 얘기하면서 시에서 용역을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박 시장께서 ‘시에서 용역을 하면 바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으니 구가 먼저 기초용역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박 시장 역시 사업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비플랜은 도시재생사업이고 60만㎢의 땅을 자동차에서 사람에게 돌려주는 사업”이라며 “올해 말까지 용역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계획 수립에 들어가 조속히 본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