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월세 쇼크']하룻밤 '50만원' 월셋집에 사는 그들

김성훈 기자I 2015.08.19 05:20:00

서울 강남지역 고급 빌라트
월 1200만원·관리비(300만원)등 월 주거비 1500만원
연예인·외국계기업 임원 등 즐겨 찾아

△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고급 아파트 ‘띠에라 하우스’. 이 곳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0만원 선이다.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서울 한남대교 남단 교차로와 잠원 고가차도 사이에 우뚝 솟아있는 한 건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지하 2층~지상 15층 1개 동, 총 15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 이름은 ‘띠에라 하우스’다. 전용면적 244.91㎡(74평)에 방 5개, 거실과 주방 각 1개, 욕실 겸 화장실 3개 등으로 구성된 고급 아파트다.

2013년 영화배우 하정우씨와 가수 김흥국씨가 이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유명세를 탔던 곳이기도 하다. 최고층은 국내 유명 정수기 업체 최고경영자(CEO)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정우씨가 이곳을 사들였을 당시 가격은 27억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최고 34억 5000만~35억원을 육박한다. 2년 새 7억원 넘게 뛴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곳에도 월세가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띠에라 하우스의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0만원 선이다. 겨울 기준으로 한 달에 들어가는 평균 관리비(전기·가스비 포함 300만원)를 합치면 이곳에서 월세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은 월 1500만원인 셈이다. 잠원동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년 전까지 월세가 1000만원이었지만, 집값이 오르자 월세도 2년 새 200만원가량 올랐다”며 “이곳에선 전·월세 전환율이 적용되지 않는데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도 월세를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월 1500만원을 내는 세입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주로 사적인 생활을 보장받기 원하는 연예인이나 외국계 대기업 임원들이 많다는 게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개인사업자 신분인 연예인들로서는 월세를 통한 경비 처리로 세금에 대한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데다 외국계 기업 입장에서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주택 매입 없이 임원들의 거처를 마련할 수 있어 고가 월세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반포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소득 자영업자나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고가 월세도 괜찮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며 “연예인이 많이 거주하는 청담동과 외국인이 많은 한남동 일대에도 월 20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월셋집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