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팬택, 'SK하이닉스 성공신화' 이어가길

논설 위원I 2015.06.18 03:02:01
새 주인 찾기에 3차례나 실패해 파산절차에 들어갔던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회생의 불씨를 되살렸다. 법원의 승인에 따라 인수·합병(M&A)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옵티스컨소시엄과의 M&A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에 대해서도 승인을 받았다. 옵티스컨소시엄은 팬택에 대한 실사작업을 거친 후 다음 달 중순까지 M&A 투자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라고 한다. 벼랑 끝에 몰려 자칫 역사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팬택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은 크게 박수칠 만하다.

옵티스컨소시엄은 국내 광학업체 옵티스가 주도해 만들었다. 지난해만 해도 600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옵티스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합작법인 TSST(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 지분을 49.9% 인수해 기염을 토했다. 특히 삼성전자 출신 이주형 사장이 설립한 옵티스가 팬택 인수를 통해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한국판 샤오미’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팬택 본사. (사진=뉴시스)
국내 ‘벤처신화 1호’로 불리는 팬택은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개발 인프라와 등록 특허 3558건, 출원 특허 1만 3051건, 표준특허 116건을 갖춘 ‘특허 괴물’이다. 그동안 국내 휴대폰업계의 경쟁 무대에서 한때 누적 매출이 29조원 규모에 달해 삼성·LG와 국내 3강(强)구도를 이뤘지만 글로벌 휴대폰 시장 재편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결국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법원이 인수·합병 계약 체결은 허가했지만 앞으로 이어질 실사작업에서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앞서 3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에서도 숱한 업체들이 인수의향서를 보내왔지만 대부분 자격이 없었고 믿음이 가지도 않았다. 이와 함께 ‘R&D는 국내, 생산은 인도네시아’라는 회생방안에 대해 임직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한때 법정관리 신세였던 ‘미운 오리새끼’ 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된 후 올해 영업이익이 6조원대를 바라보는 ‘우아한 백조’로 탈바꿈한 SK하이닉스의 감동 스토리가 팬택에서도 재연되기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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