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잡아라"..15일 매각 공고 앞두고 '3銀3色'

김보리 기자I 2013.07.15 08:01:50

부산 "경남은행, 구조조정 없다" VS 대구 "시너지 극대화"
경남 상공인 "다른 은행 인수 시, 지역 도금고 철수"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첫 관문인 지방은행 매각공고가 15일 진행됨에 따라 각 은행들의 지역 자존심을 건 불꽃튀는 전쟁이 시작됐다. 부산은행은 중첩 점포로 인한 구조조정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고, 대구은행은 산업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조용히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유력 후보 중 하나인 BS금융지주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경남지역과 중복점포 문제다. 각 도 권역에 부산·경남은행을 제외하면 한 권역에 하나의 지방은행을 두고 있는 반면, 부산·경남지역만 두 개의 지방은행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BS금융지주의 핵심인 부산은행은 울산과 경남지역에도 각각 12개, 26개 점포를 가지고 있다.

부산은행은 실제 상권 등을 중심으로 실사를 마무리한 결과, 중첩되는 점포는 9개 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부산 서면 지역의 경우 부산은행 부전동 지점과 경남은행 서면 지점이 500m 이내에 있지만, 실제로는 상권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점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부산은행 고위관계자는 “매해 신입·경력사원을 포함해 200~300명의 사원을 뽑는데, 9개 점포에 근무하는 직원이 1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충분히 구조조정없이 활용할 수 있다”며 “우수한 경남은행 사원을 활용할 수 있는데 구조조정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DGB금융은 ‘정중동’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의 조기 퇴진으로 인해 정권이 경남은행 인수에 대구은행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차단해야 하는 과제다.

대구은행은 경남은행과의 시너지 효과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점포 역시 경북과 경남으로 차별화 돼 중첩 점포가 없는데다가 산업군도 대구지역은 섬유와 IT, 경남지역은 철강·해운·중공업으로 차별화 돼 있어 산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기업은 합병 시 대출한도로 인해 일정 부분을 상환해야 하지만 대구은행은 이런 부분에서도 자유롭다는 입장이다.

경남은행 측은 지역 민심을 등에 안고 독자생존에 사활을 걸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9일 “경남은행이 타 은행에 매각될 경우 도금고를 빼겠다”고 밝혀 경남은행 지역환원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경남은행은 현재 창원·울산 주금고, 경남도 부금고를 관리하고 있다. 경남지역 상공인 측은 “경남은행에서 도금고가 차지하는 부문이 전체 자산이 30%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경남은행이 다른 은행으로 넘어가면 현재 31조의 자산이 줄어드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상공인이 주축이 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는 지난 13일 창원 종합운동장에서 1만 명이 모인 가운데 ‘경남은행 지역 환원을 촉구하는 시도민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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