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취임으로 청와대도 확 달라진다. 그 동안 남성 대통령 중심이었던 청와대의 운영, 대통령 경호·의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여성 경호원의 역할과 위상의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볼 수 있었듯 박근혜 대통령의 발길 닿는 곳엔 여성 경호원들이 밀착 수행한다. 지금까지 여성 경호원은 주로 대통령 부인이나 자녀의 경호를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대통령 근접 경호가 주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주치의도 여성 의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일단 주치의의 성별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 순방에도 동행해 건강을 돌봐야 하는 등 밀착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성 의사가 주치의로 발탁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대통령의 머리 손질 담당도 기존 남성 이발사에서 여성 미용사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오랫동안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해 왔던 여성 미용사가 청와대에 출퇴근하면서 머리 손질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 도그’(First Dog)도 바뀌었다. 박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떠나던 날 주민들이 선물한 진돗개 백구 한 쌍인 ‘새롬이’와 ‘희망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키우던 황색 진돗개 ‘청돌이’ 의 자리를 대신했다.
독신 여성 대통령이다 보니 지금까지 남성 대통령의 아내가 담당하던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대규모 외빈이 방한하는 국제 행사에서 외국 정상 부인들을 상대로 만찬 등의 행사를 주재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부부동반인 해외 순방에는 박 대통령 홀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퍼스트레이디 1순위 후보로는 정홍원 국무총리 부인 최옥자 여사가 거론된다. 일각에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 부인인 정은영 씨, 박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그림자처럼 수행해 온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퍼스트레이디 대행으로 점치기도 한다. 독신 여성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대행에 대한 전례나 규정이 없는 만큼 박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독신 여성 대통령에 대한 호칭도 관심거리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체로 국내에선 ‘대통령님’, 해외에선 ‘마담 프레지던트’로 의견이 모아진다. 미혼인 만큼 ‘미스’가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결혼 여부에 관계없이 사회적 지위를 갖춘 여성을 칭할때엔 ‘마담’이 두루 쓰이는 만큼 ‘마담 프레지던트’가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메리 로빈슨은 ‘프레지던트’라고만 불렸고 지난달 26일 데이비드 존스톤 캐나다 총독은 박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굿모닝, 프레지던트’라고 인사한 바 있다. 성을 붙여 부를 때는 미혼 기혼 구분 없는 여성 호칭 ‘미즈(Ms)’를 붙여 ‘미즈 박’으로 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