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위기탈출`…민주 `자책골`에 답 있다?

나원식 기자I 2012.08.09 08:00:00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4·11 총선 공천헌금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새누리당이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의 ‘박근혜 욕설 파문’을 호재삼아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당사자 제명과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사과에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아 노심초사했던 새누리당은 8일 이종걸 최고위원의 트위터 발언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당에서는 대변인과 여성의원들, 여성위원회 등이 일제히 나서서 사과를 요구했고, 전날 이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에 불을 지폈던 박근혜 후보 캠프는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홍일표 대변인은 앞서 막말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임수경 의원과 김용민 씨를 끄집어내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4·11 총선에서 김용민 후보의 막말, 몇 개월 전 임수경 의원의 막말에 이어서 민주당의 뿌리 깊은 막말 DNA를 보게 된다”고 공격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과 김을동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여성 의원 7명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능한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이제 침묵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박 후보 캠프의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두 번에 걸쳐서 논평을 냈다. 그는 이 최고위원이 자신의 막말이 ‘오타’였다고 해명한 것을 거론하며 “계속 꼼수를 부리면 국회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고 했다. 박 후보의 측근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사내대장부라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한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당원명부 유출사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그동안 제 집에 도둑 든 줄도 모르고 남의 집 불구경만 신이 나서 조롱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새누리당에 들이댔던 칼날을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에 곤혹스러워하며 조기 수습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 사건이 터지자마자 직접 이 최고위원에게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김용민 막말 파문 사건이 총선에 악재가 됐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오래 끌수록 사태가 악화되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은 한편으로 당원명부 유출사건에 대해서는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는 동시에 새누리당의 비판에는 정면 대응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른바 ‘당원명부 유출사건’을 언론사에 제공한 검찰과 경찰의 정치적인 의도가 의심된다”며 “공천 장사 사건으로 여론에서 불리한 새누리당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민주당을 음해한다”고 주장했다. 한 언론은 7일 서울의 이벤트 대행업체 사무실 컴퓨터에서 민주당 당원 4만2000여명의 명단이 나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이와 관련해 “당장 선거가 있는 게 아니어서 큰 파장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공천 헌금 등과 관련한 민주당의 대여 공세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며 “유권자가 김용민 막말 파문 등 야당의 ‘부적절한 언행’을 잊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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