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오락가락하는 소비지표에 뉴욕 증시가 울다 웃었다. 지난 이틀간의 조정은 소비자신뢰지수 하락과 로우스의 실적 악화가 단초가 됐다. 그런데 오늘(18일)의 반등은 홈디포, 타겟 등 유통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견인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소비 지표나 유통업체들의 실적에 따라 증시가 등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충돌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증시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게 출렁이면서 불안감이 높아지자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도 극명하게 나뉜다.
아직까지는 강세론자들의 목소리가 더 자주 들린다.
FAF어드바이저스의 주식 트레이딩 담당 헤드인 데이비드 챌루프닉은 "금융 업종과 부채비율이 높은 고위험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서머랠리는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질이 낮은 주식들이 무너지지는 않고 있다"며 "이렇게 위험이 높은 주식을 선호하는 현상은 경기후퇴의 말기에 통상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호지스 호지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거들었다. 그는 "지금은 강세장이며 계속 잘 나갈 것"이라며 "다만 랠리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조정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정을 경고하는 약세론자들의 목소리도 날카롭다.
로버트 맥기 CS맥기 매니저는 "증시는 경제와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조금 앞서 나간 게 아닌가 싶다"며 "증시는 이미 연중고점에 있고, 가을로 갈수록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매일 경제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슈아 샤피로 MF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발표된 주택착공에 대해 한 마디 했다. 7월 주택착공은 당초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자자들은 단독주택 착공이 5개월 연속 증가한 점에 더 주목했다.
샤피로는 "주택착공이 바닥을 쳤다고 하더라도 V자형 회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취약한 고용, 경색된 신용, 과도한 가계 대출, 하락하는 집값 등을 고려하면 여기서 더 좋아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강세론과 약세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데 대해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아주 거대한 줄다리기가 진행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