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워싱턴포스트(WP)와 WP의 닷컴(washing tonpost.com)은 늘 미묘한 관계였다. 편집국에서는 자신들이 생산한 기사가 닷컴에서 충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닷컴 직원들은 편집국 사람들이 진정한 웹의 가치를 모른다고 응수한다.”
이달 초 5일 WP가 ‘웹상의 WP저널리즘을 위한 10계명’을 발표하면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중 일부다. 종이신문과 닷컴의 이 같은 관계는 비단 WP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신문사에서 벌어지는 양상. 신문사들은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함께 잇달아 ‘닷컴’을 만들어 1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지만 늘 종이신문의 ‘부가 서비스’ 중 하나 정도로만 여겼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닷컴’ 광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미국 ABC(신문부수공사)는 ‘종이신문+인터넷’ 독자를 함께 평가하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WP는 ‘웹 10계명’을 발표하면서 “WP에서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구분은 없다”고 선언했다. 종이신문과 닷컴은 ‘대등한 관계’임을 선언한 것이다.
◆WP, 10계명 정하고 동등관계 선언
WP의 ‘웹 10계명’ 중 제1계명에서 “WP는 정보와 국제·국내·지역 뉴스의 온라인 소스이다. WP는 웹을 통해 지역과 전국, 전 세계 독자에게 서비스한다”고 선언했다. 또 3계명에서는 “WP는 특종이나 다른 단독기사를 온라인에서 자주 보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종기사는 반드시 종이신문이 배달된 뒤 ‘닷컴’에 띄우는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또 “정확성과 공정성, 그리고 투명성은 종이신문뿐 아니라 닷컴에서도 똑같이 중요하며 WP의 저널리즘은 닷컴과 종이신문 모두에서 그러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규정했다.
제8계명에서는 “편집국은 종이신문의 리듬에 책임감 있게 대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웹’의 리듬에도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의 마감 스케줄, 편집국 구조와 저널리즘의 형식은 웹이 가진 가능성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제10계명에서는 “WP에서는 ‘올드 미디어(종이신문)’와 ‘뉴 미디어(닷컴)’의 차이는 없다”고 선언했다.
◆“인터넷이 종이신문의 부가서비스 아니다”
WP의 ‘웹 10계명’은 ‘닷컴’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6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07 미디어 중간 리뷰’ 행사에서 22개의 지역신문과 150개의 주간신문 등을 경영하는 미디어 제너럴(Media General)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인 라이드 애시(Ashe)는 “인터넷은 더 이상 부가 서비스(add- on)가 아니다”며 “속보 등에서 인터넷은 우리의 필수불가결한 미디어”라고 선언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특정한 신문을 읽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플랫폼(신문,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해서든 우리의 콘텐트를 본 모든 독자가 중요하다.”
미국ABC협회도 인터넷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신문협회(NAA), 조사업체인 스카보로 리서치사와 함께 ‘종이신문 부수’와 ‘웹사이트 방문자 수’를 병합해서 측정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공동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ABC협회는 이러한 숫자들을 자체적으로 검증해서 광고주들과 광고대행사들이 독자를 분석할 수 있도록, ABC리포트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이를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언론사 닷컴 광고, 쾌속 질주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언론사 닷컴의 광고매출은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35%나 증가해, 7억4550만달러를 기록했다. NAA가 온라인 광고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13분기 연속으로 언론사 닷컴의 온라인 광고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종이신문의 침체를 최소화하면서 ‘닷컴’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것이 향후 언론사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