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핏의 영원한 추종자"-투자자 인터뷰

하정민 기자I 2007.05.05 13:07:06
[오마하=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워렌 버핏이라는 인물이 있어 이 세상이 좀더 살만한 세상으로 바뀌었다."

`오마하의 현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각기 국적, 인종, 나이, 직업 등이 천차만별이었지만 버핏에 대한 신뢰라는 측면에서는 한결같은 공통점을 보유하고 있었다.

세계 2위 갑부지만 한적한 중소도시 오마하의 보통 집에서 살고, 허름한 자가용을 몰고 다니면서 보통 음식을 먹는 버핏에 대해 투자자들은 입을 모아 존경한다는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버핏이 재산의 대부분을 빌&멜린다 게이츠 자선 재단에 기부한 것을 두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표본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가치 투자의 귀재인 버핏의 투자 혜안이 남다르다는 점도 가세한다. 실제 버핏은 올해 초 아무도 신경쓰지 않던 철도주를 집중 매입,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후 다우 지수가 유례없는 상승세를 나타내며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자 `철도주가 올라가면 강세장이 펼쳐진다`는 `다우 이론`을 버핏이 재확인시켜줬다며 그의 예지력에 감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주총회의 첫 행사인 칵테일 파티에서 자칭 버핏 교의 신도라는 한 투자자를 만났다.
 
헬스케어 업체의 경영진으로 일하다 은퇴한 올해 61세의 윅 라인(Wick Lyne)씨다.

그는 "7년간 버크셔 해서웨이 A주를 보유해왔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년 주주총회에 참석해 왔다"고 말했다. 한 주에 1억1000만원에 육박하는 A주를 몇 주나 갖고 있느냐고 묻자 빙그레 웃으며 "10주에서 20주 사이"라고만 말했다.

주식 매입 당시부터 버핏의 가치관이나 투자 철학에 매료당해 주식을 샀느냐고 질문했다. 그는 "처음에는 순전히 재무관리자의 조언으로 주식을 매입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 보유로 워렌 버핏이란 인물에 대한 존경심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라인 씨는 시종일관 `엄청난, 압도적인, 비교할 수 없는` 등의 형용사를 써가며 버핏에 대한 찬사를 이어갔다.

그는 "나는 버핏을 정말 정말 존경한다"며 "버핏이 있어서 이 세상이 좀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380억달러의 재산을 자선 재단에 기부한다는 것은 버핏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는 정말 최고 중의 최고"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버핏과 일부 주주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내전과 인종 갈등으로 황폐해진 아프리카의 최빈국 수단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의 석유업체 페트로차이나 주식을 버핏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은 이를 문제삼아 페트로차이나 투자 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버핏은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페트로차이나 문제를 거론하자 그는 "버핏이 투자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맹목적인 신뢰감을 표현했다.

수익률 면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보유에 만족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매입 가격을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인상적인 수준의 수익을 낸 것은 분명하다"며 "비단 수익 때문이 아니라 버핏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서라도 주식을 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