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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법 한도초과분 처분명령 소급입법 아니다"

김병수 기자I 2005.07.24 15:24:10

이동걸 前부위원장 "대법 판례서 원칙 허용"
의결권제한으론 동일한 정책목적 달성 못해

[이데일리 김병수기자] 삼성생명·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금융산업 구조조정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위반 문제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박사가 다시 칼을 빼들었다.

정부가 소급입법 문제로 한도초과지분을 사후적으로 처분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위법상태가 지속되는 한 처분명령은 헌법의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융연구원 이동걸 선임연구원(사진)은 24일 `금산법 제24조 위반건에 대한 법·경제적 분석`이라는 자료에서 정부는 금산법 개정을 통해 사후적 처분명령권을 부여하는 것은 소급입법금지 원칙, 신뢰보호 원칙, 비례의 원칙 또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돼 의결권 행사 금지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논리적 근거가 없다고 전면으로 반박했다.

이 연구원은 헌법에서 말하는 소급입법금지의 대상은 진정소급효(眞正遡及效)를 가지는 입법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구법 하에서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대해 개정법이 새로인 영향력을 미치는 진정소급만이 헌법 제13조 2항에 의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과거에 시작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不眞正遡及效)의 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필요와 신뢰보호의 필요 사이의 비교형량 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에 일정한 제한을 가할 뿐이라는 것이 우리 법원의 일관된 판례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현재 금산법 제24조 위반건은 법상 한도를 초과해 계열사지분을 매입한 것은 법상 한도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한 위법상태가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종결된 사실관계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개정을 통해 한도초과분에 대해 사후적으로 처분명령을 내리더라도 부진정소급효에 불과할 뿐 헌법 제13조 제2항에서 규정한 소급입법금지 원칙에는 반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점에서 법개정을 통한 한도초과분 처분명령은 신뢰보호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되고 있지 않으며, 처분명령과 의결권 행사금지가 동일한 정책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한도초과분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더라도 한도초과분을 보유함으로써 여타 지분의 의결권 비율을 왜곡하게 되고, 간접적으로 부당한 경제력 집중을 도와주는 결과기 때문에 금산법 제24조가 추구하는 정책목적과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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