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 환율제도에 대해 자유변동환율제도가 아닌 관리변동환율제도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전 관리변동환율제의 일종인 시장평균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었으나 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유변동환율제도로 바꾸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일 세계 경제 및 환율정책에 대한 의회보고서`에서 “한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계속했다"
미국 정부의 환율보고서는 지난 1998년 제정된 종합무역법에 의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작성돼 의회에 보고된다. 이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수퍼 301조 등에 의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각종 제재를 받게 된다. 하반기 보고서는 보통 10월경 작성됐으나 올해는 두 달 가량 늦어졌다.
관리변동환율제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환율이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유롭게 결정되는 자유변동환율제와 구별된다. 따라서 관리변동환율제 국가란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국가”라는 뜻이 된다.
보고서는 “한국의 당국은 내수부양을 위해 상대적으로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상반기중 계속해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continued to intervene)”고 적시했다. 또한 “외환보유액은 상반기중 117억달러 증가한 1662억달러로 늘었고 이는 한국의 대외채권 총액과 맞먹으며 단기외채의 2.8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교역국중 어느 한 곳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환율, 국제수지, 외환보유액의 축적정도, 제도변화 및 거시경제 흐름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며 “올해 상반기에 대해 종합무역법에 의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기술적인 요건을 갖춘 주요 무역상대국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나라들이 달러연동환율(페그)이나 외환시장개입을 계속 사용하고 있고 그 자체만으로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부는 유연하고 시장에 기초한 환율이 미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에 최선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우리 정부가 취한 외환시장 규제조치와 함께 대미 무역흑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에는 “원화절상을 노린 투기세력을 막기 위해 1월에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에 대한 제재를 취했다가 4월에 부분적으로 풀었다”며 “정부당국의 환율개입에도 불구하고 6월말 현재 달러대비 원화는 전년말보다 3.1% 절상됐고 실질실효환율은 5.5% 절상됐다”고 적혀 있다.
또 “지난해 상반기 경상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0.2%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4%에 달한다”며 “한국의 대미수출은 21% 증가하고 수입은 5% 늘어나는데 그쳐 한-미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상반기 21억달러에서 올해 상반기엔느 9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엔 `관리변동환율` 표현 안써.."중국,가능한 빨리 환율제도 바꿔야"
미국 정부는 세계에서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고 달러약세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대규모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일본에 대해서는 `관리변동환율제 국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중 외환시장에 개입했다”고 썼으나 우리나라에 대해 사용한 `계속해서(continued to)`라는 표현은 없었다.
또 “일본 당국은 매월말에 환율개입에 대해 공개하고 있으나 3월 16일 이후에는 어떤 보고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과도한 환율변동성이나 오버슈팅이 관찰될 때 개입이 실시되며 특정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보탰다.
중국 환율제도에 대해서는 가장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중국이 변동환율제로의 이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도 긴밀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위안화에 대한 고정환율제가 거시경제정책 수행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외환보유액이 계속해서 새로운 통화증발 압력으로 작용해 국내신용, 투자확대 및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 무역수지보다도 대미무역 흑자가 훨씬 더 많다”며 “위안화 환율은 95년 이후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돼 있으나 JP모건의 실질실효환율지수에 따르면 위안화는 올해 상반기중 교역가중치 기준으로 3.0% 절상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한 “미국 정부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가능한한 빨리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라고 촉구했으며 중국정부 및 다른 주요 교역국들과 함께 사상 유례없는 참여(engagement)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6차 중-미 합동 경제위원회(JEC)에서 중국이 시장에 기초한 환율제로의 이행을 약속한 것이나 10월초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중국의 환율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은 것을 거론한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중국이 보다 환율의 유연성을 증대시키는데 있어서의 장애를 확인하고 극복하는데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연환 환율제도로의 이행을 약속했고 토대를 닦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그리고 확고하게 중국의 경제개혁, 금융개혁, 시장개혁을 추구할 것이며 중국이 가능한한 빨리 유연한 환율제로 이행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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