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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유로=1달러"는 이제부터 시작-WSJ

강종구 기자I 2002.07.07 18:17:06
[edaily 강종구기자] 계속될 것만 같던 달러화의 가치 하락이 7월들어 주춤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달러를 팔던 외환시장의 투기세력들도 지난주 "1유로=1달러(패리티)"가 무산되자 갑자기 달러매수로 급선회했다.

그러나 외환전문 애널리스트나 투자전략가들은 최근의 달러상승-유로하락 현상은 일시적인 조정과정일 뿐이며 결국 유로화의 가치가 달러를 앞서는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전했다.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상대가치는 지난 2월이후 14%가량 상승, 6월28일 99.88센트를 기록하며 1달러선에 바짝 다가섰으나 이후 밀리기 시작했다. 5일 뉴욕외환시장의 유로/달러 환율은 97.28센트로 마감했다.

그러나 외환 분석가들은 최근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유로상승-달러하락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의 반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국제자본이 미국을 이탈해 유럽으로 물꼬를 틀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재무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4월에 380억달러로 3월의 665달러에서 43%나 급감했다.

시티은행의 외환 투자전략가 로버트 신치는 "유럽지역 투자자들이 미국의 회계스캔들과 지속적인 경상적자를 우려해 달러표시 자산을 팔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장기적인 국제투자자금을 유치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HSBC의 수석 외환투자전략가 마크 챈들러도 유로존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은 달러화의 반등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을 마친 후 유로화가치는 결국 달러화를 추월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UBS워버그의 외환투자전략가 샤하브 잘리누스는 "유로화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로 인해 시장이 다소 앞서간 면이 있다"며 "투기세력까지 개입하면서 유로화가 경제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가 단기적으로는 97센트까지 떨어질 것이며 95센트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단기조정을 거친 후 유로화는 3개월내에 1.02달러, 연말께 1.05달러까지 재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치방크의 외환분석담당 이사 마이클 루이스도 최근의 유로화의 조정을 단기투자자들의 이익실현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동안 달러를 공매도했던 투기세력들이 단기 이익실현 차원에서 달러화를 바이백(숏 커버링) 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루이스 이사는 "투기세력들은 6월 한달의 예상수익률을 1%정도로 잡았으나 실제로는 10%의 고수익을 올렸다"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 펀더멘탈과 비교해도 최근 유로화의 급등은 지나쳤다고 루이스는 주장했다. 독일의 기업경기실사지수에 해당하는 6월 Ifo지수가 2월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것. 유럽연합(EU)도 최근 유로화의 급등으로 유로존 국가들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루이스는 또 "비방디 유니버셜의 분식회계로 인해 유럽도 회계스캔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가 장기적으로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견해를 같이 했다. 잘리누스는 "유럽이 미국과 다른 점은 엄청난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해외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며 "이는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 유로화에 대단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내셔널머니터리펀드의 운용이사 호스트 쾰러도 "달러화는 고평가돼 있으며 달러화의 하락과 유로화의 상승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럽이 국제자본의 수요면에서 미국의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며 달러화의 급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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