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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요구서 전달하고, 재판서 검은 넥타이 착용하고
지난달 30일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은 민중기 특검에게 “검찰로 조기 복귀시켜달라”는 요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요구서를 통해 “최근 수사·기소 분리라는 명분 하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돼 검찰청이 해체되고, 검사의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기능이 상실됐다”고 했다.
이어 “수사검사의 공소유지 원칙적 금지 지침 등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모순되게 파견 검사들이 직접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민 특검에게 중대범죄에 대한 검사의 중요성을 직접 언론에 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그간의 특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중대범죄 수사에 있어서 검사들의 역할, 검사의 직접수사·기소·공소유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파견 검사들이 일선으로 복귀하여 폭증하고 있는 민생사건 미제 처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복귀조치를 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내란 특검팀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지난 2일 처음으로 중계된 가운데, 내란 특검 파견검사들이 단체로 검은 정장과 검정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법정에 출석한 것이다. 다만 해병특검에서는 아직까지 감지되는 반발 기류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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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들을 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고검장 출신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파견 검사들의 복귀 요청에 대해 “집단적, 정치적 성격이 강해 공무원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형사처벌 대상이고 징계 사유”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지난 1일 김건희 특검에 방문하기도 했다. 파견검사 전원이 원대 복귀를 선언하자 항의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통령실도 비판에 가세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을 고려해봐야 한다”며 “검찰은 과거 독재를 유지하는 칼의 기능을 한 적도 있고, 지난 정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숱한 압박과 수사를 한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이는 국민 모두가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이같은 행동이 “국민에게 항명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이 조기 복귀를 요청하는 건 검찰개혁이 현실화한 만큼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검찰개혁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걸 골자로 한다. 하지만 공수처는 여전히 수사권과 기소권이 분리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더 나아가 특검은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수사와 기소권이 결합이 가장 심화한 조직이기도 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검이야말로 정부여당이 그토록 혐오하는 수사와 기소권이 결합된 궁극의 형태가 아닌가”라며 “검사의 수사권 폐지가 공식화한 만큼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직무를 수행하는 것도 부적절해 보여 이들의 요청은 타당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특검의 수사 및 기소는 사실 파견 검사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만큼 중대범죄에 있어 검사의 수사능력은 꼭 필요한데도 이를 부정한 건 정부여당 아닌가”라며 “정부여당의 이중잣대에 대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