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우 경희대학교치과병원 보존과 교수] 이가 시리다면 치아나 잇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이가 시려 치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이 충치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시린이 증상은 치아우식증(충치) 외에도 치주질환, 치경부 마모증, 치아파절, 교합이상, 노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 중 치주 질환과 치경부 마모증이 시린이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흔히, ‘풍치’라고 알려진 치주 질환은 잇몸 주위에 생긴 치석과 세균이 치아 주변 조직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치아 뿌리를 둘러싼 치조골이 흡수되면서 잇몸이 내려가고 치아의 민감한 뿌리가 드러나 외부 온도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치경부 마모증은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가 U형, 또는 V형으로 패이면서 치아의 민감한 안쪽 부분(상아질)이 노출되는 증상으로, 외부온도 자극에 반응한다. 대개 옆으로 칫솔질 하는 잘못된 양치습관이 주원인으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단단한 음식 및 산성 음식 섭취, 위산 역류 등으로 치아 면이 침식되면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치주 질환으로 인한 시린이는 지각과민 처치제를 도포하거나 치아 지각과민 둔화 성분이 함유된 치약 사용으로 질환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심미성을 요할 경우에는 뿌리가 노출된 부위에 잇몸을 이식하기도 한다. 레진, 글래스 아이오노머 등을 이용한 수복시술로 증상 완화와 심미성 개선을 동시에 만족시키도록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반면, 음식을 먹을 때 치아에서 찌릿함을 느낀다면, 치아균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충치와 치아균열은 증상의 차이가 있다. 충치는 신경에 근접해서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은 크게 통증을 느끼지 않다가 가끔 달거나 찬 것을 먹을 경우 시큰거리는 통증이 느껴진다. 반면 치아균열은 무증상을 보이는 환자부터 상당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까지 양상이 다양한데, 전형적으로 씹을 때 통증이 크게 느껴진다.
특히 치아의 특정한 부위로 음식을 씹었을 때 시큰하고 예리하게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아균열을 의심해야 한다. 치아균열은 어린아이들보다 성인들이 많이 겪는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치아에 피로도가 쌓이고, 발치한 치아가 많아져 한 개의 치아가 받는 교합력이 증가하면서 균열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치아균열은 크게 3가지(균열, 파절, 분리)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각의 치료법이 다르다. 첫 번째로 균열은 표층 법랑질에만 생기는 것으로 하단 상아질까지 확대되지 않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다. 겉으로 보이기에 문제가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두 번째로 파절은 상아질에 균열이 더 깊게 확장된 상태다. 무증상부터 심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증상 정도에 따라 임시치관 수복, 금관 수복, 근관치료 후 금관 수복 등의 치료를 진행한다. 세 번째로 분리는 치아의 한 면에서 다른 면으로 균열이 확장돼 치아가 두 부분으로 분리된 것을 말한다. 균열이 사선으로 발생한 경우에는 더 작게 분리된 조직을 제거한 후 수복을 진행한다. 반면, 분리가 지나치게 깊고 치조골 하방이나 치수를 포함하면서 진행했을 경우 치아 수복이 불가능하고, 근관치료를 해도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발치를 고려해야 한다. 치아균열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균열, 파절, 분리의 순서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초기에는 환자의 증상이 미미하거나 없다가도 균열이 심해지면 특정한 부위를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지게 되고, 더욱 악화되면 음식을 씹지 않아도 통증이 느껴지면서 치수염과 치근단 치주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균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아에 누적되는 피로를 줄이는 것이 좋다. 평소 과도한 힘을 가하는 습관(이갈이, 이를 꽉 무는 습관)이 있다면 고쳐야 하고, 오징어 등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