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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양회 폐막]②中위기감 반영?…美견제·기술자립 반복

김윤지 기자I 2023.03.13 06:03:00

13일 전인대 폐막·리창 기자회견 ‘마무리’
習 이례적 美직접 언급·친강 내내 견제구
美압박에 기술 자립·자강 발언도 반복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13일 전인대 폐막식과 직후 열리는 리창 신임 국무원 총리의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양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언급하는가 하면, 친강 외교부장이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로 계속 향하면 필연적으로 갈등과 대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향한 수위 높은 발언들이 나왔다. 이와 함께 중국은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첨단 기술 자립자강을 연일 외치고 있다.

“브레이크 밟지 않으면 충돌” 美에 경고

시 주석은 지난 6일 정협 한 회의에 참석해 “미국이 이끄는 서방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 및 억압으로 중국의 발전에 전례없는 심각한 도전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에 대한 공개 비난을 자제한 시 주석이 미국의 견제를 직접 언급하고, 해당 발언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어조를 사용하더라도 관영 언론 보도나 공개 성명에는 ‘특정 국가’ 등 보다 정제된 표현으로 대체됐다.

7일 베이징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친강 외교부장이 헌법 책자를 인용하는 모습(사진=AFP)
다음날 열린 친강 중국 외교부장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에 대한 견제가 반복됐다. 친 부장은 중국 외교 정책에 대해 “중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한다는 사명 아래 패권주의, 냉전적 사고 방식에 반대한다”면서 미국을 의식하듯 “디커플링(탈동조화)과 일방적인 제재 또한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해 친 부장은 정면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무인 비행선’ 사건은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라면서 “미국은 국제법정신과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과잉대응과 무력남용으로 외교적 위기를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이해와 인식은 심각하게 잘못돼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주요 경쟁자이자 가장 큰 지정학적 도전으로 간주해 양국이 ‘제로섬 게임’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대해서도 그는 “자유와 개방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폐쇄적이고 배타적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면서 “대결을 유발하는 아·태 버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국제통화가 괴롭힘과 강압, 일방적인 제재를 위한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달러 패권’을 꼬집었다.

틈나면 기술 자립자강…특별자금도 50%↑

중국 수뇌부는 이번 양회 기간 미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미국에 대한 대응으로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전인대 장쑤성 대표단 회의에서 ”우리가 예정대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과학기술의 자립과 자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일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부대의 전인대 회의에서도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통해 국가 전략 체제와 역량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전인대에서 통과된 ‘국무원 기구 개편안’은 과학기술부 재편을 가장 먼저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연구, 국가실험센터의 건설, 인재 육성 등에 대한 과학기술부의 관리 책임이 좀 더 강화된다. 과학기술부 내 국가외부전문가 부문은 폐지된다.

반도체·전기차·인공지능(AI) 등 주로 미국이 견제하는 첨단 기술 분야의 주요 인사들이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으로 이번 양회에 참석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화훙반도체의 장쑤신 회장과 AI반도체 제조업체 캠브리콘의 천톈스 최고경영자(CEO),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허샤오펑 회장,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엔지니어 궈후이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중국 재정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산업과 제조업 분야에 대한 올해 특별 자금을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133억위안(약 2조5000억원)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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