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화장품의 효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화장품은 한 두번 사용해서 효과나 효능을 단정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타고난 피부결, 노출된 환경과 식습관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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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에는 라프레리(La Prairie)가 있다. 1931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라프레리는 세포 대체술로 불리는 치료법 ‘쎌루라 과학’의 선구자 폴 니한스 박사로부터 시작됐다. 라프레리의 VVIP 중에는 샤를 드골, 윈스턴 처칠, 마릴린 먼로, 파블로 피카소, 조르쥬 브라크 등 세계적인 지도자와 예술가들이 포함돼 있다.
90여년의 역사 속에서 진화한 라프레리의 독점 기술 ‘쎌루라 콤플렉스’는 40년 넘게 지켜온 성분 조합으로 모든 제품 라인 바탕을 이룬다. 대표 컬렉션 ‘스킨 캐비아’ 라인 제품(오일·세럼·크림) 총 가격은 300만원에 육박한다. 화장품 한 통을 쓰는데 평균 2달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5만원을 얼굴에 바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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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 스킨케어 라인 시슬리아(Sisleya)는 십여 년의 연구 끝에 탄생했다. 특히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50가지 이상의 천연 성분이 포함된 시슬리아 ‘랭테그랄 앙티-아쥬 라 뀌르’ 제품(123만원)은 라인 중 가장 고가지만 시슬리 마니아들이 꼽는 ‘원픽’ 화장품으로 알려져있다.
10년 넘게 시슬리 제품을 사용 중인 정 모씨는 “피부과 다니지 않으면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에게 최고인 브랜드라고 생각한다”며 “겉도는 느낌이 없고 과장되지 않은 패키지나 대단한 광고 없이 제품으로만 승부하는 브랜드 철학도 맘에 든다. 매년 제안되는 고기능 신제품도 심플하면서 효과 만점”이라고 말했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인만큼 가격보다는 성분이나 효과에 집중하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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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퍼펙션은 지난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1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7% 신장했다. 신세계인터는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운영하던 스위스 퍼펙션을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입점해 글로벌 소매 시장(B2C)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내 주요 면세점 입점도 앞두고 있다.
초고가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 이후 본격화한 ‘가치 소비’ 트렌드와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명품 화장품의 주된 소비자가 4050 세대 였다면 최근에는 2030 세대도 고가 화장품에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라플레리코리아 지난해 매출은 198억원으로 전년(187억원) 대비 6%, 시슬리코리아 매출은 889억원으로 전년(843억원) 대비 5% 늘었다.
이같은 추세를 따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 한섬은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Oera)’를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주요 상품 가격이 20만원~50만원대로 최고가 상품 가격은 120만원대로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 제품과 맞먹는다.
엔데믹과 함께 마스크 벗을 일이 많아지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스킨 케어 제품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전망이다. 매끈한 피부 표현을 위해서는 스킨 케어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초고가 수입 화장품 브랜드 매출(1~4월)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신장했다. 같은 기간 갤러리아백화점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 매출은 1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제품 여러 개 대신 좋은 거 하나를 사는 문화가 점차 정착되면서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고가 화장품도 점차 대중화하는 추세”라며 “바르는 질감이나 코를 통해 느껴지는 향 등 고가 제품을 경험하고 나면 저가 제품과의 차이를 확연히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