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원자재 급등, 짙어지는 경기 우려”

김윤지 기자I 2022.03.08 07:52:52

메리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보다 원자재 급등이 야기하는 경기 불확실성이 시장의 더 큰 우려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들어설 경우 높은 원자재 가격이 경기 둔화를 자극할 수 있으나 현 시점을 단기 오버 슈팅으로 판단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미국 실업률이 코로나19 충격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체감 물가는 이미 높아졌다”면서 “명목 소득은 일자리, 부양책으로 늘었지만 실제 주머니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도 ‘물가’ 부담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의견이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임금 증가율은 작년 1분기 마이너스(-)로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진행 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두교서(국정연설)에서 최우선 과제를 ‘물가 통제’라 언급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 압력이 높은 환경이지만 단기 오버 슈팅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1970년대 중반 1차 오일쇼크, 1980년 이라크, 쿠웨이크 침공 등 과거 공급 충격과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 국제 유가가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최근월물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전쟁 등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이 높지만 1·2차 오일쇼크와 같은 최대 산유국간의 분쟁 보다 지금의 원유 수급 사정이 불확실 한 것인가 의문”이라면서 “2년전과 정반대인, 국제유가의 극단적 백워데이션은 ‘당장 원유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두려움의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전쟁, 인플레, 공급망 혼란 등 금융 불확실성 보다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속등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과는 달리 금리(채권시장)는 하락(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10년-2년)는 20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하락하며 역전을 위협받고 있다데 주목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험적으로 경기둔화 및 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역전 이전에는 주가 정체 및 조정 및 역전 이후에는 주가 안정화 패턴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금은 경기 불확실성이 정점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경기침체가 오는 확률은 낮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은 연장되겠지만 원자재의 급등 지속보다는 안정을, 경기 걱정을 악화보다는 완화의 시나리오를 높게 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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