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꺾일 줄 모르는 해상운임"…중소화주 지원 늘리고 법인세 감면 확대

임애신 기자I 2022.01.05 06:00:00

산업·해수부, 물류업계 간담회 개최
중소화주 전용 선복량 900TEU로 확대
운임 증가 기업에 물류비 320억원 지원
매출액 100억 미만도 법인세 감면 확대

[세종=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정부가 중소화주 전용 선복량을 900TEU로 지난해보다 63.6% 확대해 중소기업의 운송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운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는 물류비 320억원을 지원한다. 장기운송계약 실적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 감면은 매출액 100억원 미만 기업도 가능하게 했다. 이는 최근 상해운임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해상운임 상승세가 지속하자 마련한 대책이다.

정부는 5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무역·물류·해운업계 등과 함께 올해 수출입물류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포스코 터미널과 무림페이퍼, LX판토스, 람세스물류, 해운협회, HMM(011200), SM상선 등이 함께 했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물류수급 불균형 개선될 것”

해상운임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있지만, 물류 수급 불균형이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해양진흥공사는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항만 적체도 다소 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수요)은 9억1500만TEU로 전년 대비 4.2% 증가하며 2021년(6.5%)보다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TEU는 길이 20피트(약 6미터) 표준 컨테이너 박스를 의미한다. 화물 선적공간을 뜻하는 선복량(공급)은 3.8% 늘어난 2560만TEU로 전년보다 4.3%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12월에는 체선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미국 서부 항만 체선은 △9월 78만TEU △10월 79만TEU △11월 101만TEU로 증가하다가 12월에는 88만TEU로 완화했다. 클락슨 등 국외 주요 조사기관도 물류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는 가운데 중국 춘절 이후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자리에서 수출입·물류업계는 해운운임 상승세가 지속하는 데 따른 운임지원 강화와 선적 공간 확보, 장기운송계약 확대 등을 요청했다. 이에 해운업계는 중소 수출업체를 위해 선복량 배정, 임시선박 투입 등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중소화주 전용 선복량 63% 확대…물류비 320억원 지원

정부는 수출입물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선박의 주(週) 단위 중소화주 전용 선복량을 지난해 550TEU에서 올 1월 900TEU로 63.6% 확대한다. 정기선박은 운항 스케줄의 변동성이 낮고, 운임이 저렴해 중소기업의 운송계획 안정화, 운송비 부담 경감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달 3일 유럽의 관문항이자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우리 기업을 위한 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부산항만공사)
운송 수요가 높은 미국 서안항로 정기선박에는 680TEU를 지원하고, 미 동안항로와 유럽은 각각 50TEU, 동남아는 120TEU를 올 4월까지 배정하기로 했다. 미주 등 주요항로에 월 4척 이상의 임시선박도 투입한다.

운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는 물류비 320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지난해(266억원)보다 20%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에는 6개월 전보다 수출입 운임이 20% 이상 상승한 중소·중견기업에 특별융자 1500억원도 지원한다.

아울러 물류 인프라를 확충한다. 수출기업이 저렴하게 화물을 보관할 수 있도록 이달 운영을 시작한 로테르담항을 비롯해 바르셀로나항, 인도네시아 프로볼링고항 등 3개소가 상반기에 개소한다. 다음 달부터는 부산신항 수출화물 임시보관 장소 2500TEU를 확충하고, 6월에 신규 터미널을 개장해 하역능력을 높일 예정이다. 또 해양진흥공사 리스사업을 통해 신규 컨테이너 박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던 포스코(005490)·현대글로비스(086280)·대한항공(003490)의 중소화주 화물 해외운송 지원 사업은 올해까지 연장한다. 이와 더불어 장기계약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운송계약 실적 등으로 우수 선화주로 인증받은 기업의 법인세 감면 요건 완화를 추진한다. 지금은 직전 과세연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만 법인세가 감면되지만, 매출액 100억원 미만도 감면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작년의 사상 최대 무역규모를 넘어 무역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가능한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 수출입물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재우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물류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지원 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이번의 수출물류 상황을 헤쳐 나가는 경험이 국적선사와 수출기업간 상생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