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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에 따르면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2030년께 잠재성장률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다”며 “10년 내 결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가 내놓은 2060년까지 재정 전망 보고서를 보면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는 경우 국내의 2030~2060년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0.8%로 추정된다. 분석 대상인 38개국에서 캐나다(0.8%)와 함께 최하위 수준이다. 전체 평균 1.1%보다도 낮다.
전 이사장은 해결책에 대해 “기업의 역동성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규제·노동 개혁이 중요하다”며 “인구구조 악화,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주의해야 한다.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민정책과도 관련있지만 초점은 기업을 살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선순환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가 기업이 만든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희망을 갖고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게 해 인구구조 악화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결국 기업이 창의적으로 뛰는 데 걸림돌을 치워주는 역할을 차기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009년부터 2013까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역임한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 개혁 문제도 꺼내들었다.
그는 “연금개혁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어 안 하려고 하지만 국가 미래를 생각하면 힘이 있는 정권 초기에 반드시 해야한다”면서 “핵심은 OECD 평균의 절반 정도인 낮은 보험료 문제를 ‘더 내고 더 받자’는 식으로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민연금이 노후보장을 위한 사회안정망으로서 지속가능성을 가지려면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현재 소득의 9%다. 국민연금 제도 시행 첫해(1988년) 3%로 시작해 5년마다 3%포인트씩 올렸지만, 1998년부터는 지난해까지 23년째 9%에 머무르고 있다. 정치권이 여론 눈치만 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서다. 이는 독일(18.7%), 일본(17.8%), 영국(25.8%), 미국(13.0%), 노르웨이(22.3%) 등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 2018년 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 제도를 현행대로(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 유지해도 인구 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로 2042년에 국민연금은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 적립기금이 바닥난다. 그는 그러면서 “캐나다 국민연금 기금(CPPIB)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 기금운용 체계도 개혁해야 한다”며 “정부 부처의 입김을 차단하고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